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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20년래 가장 고평가' 큰손들 버블 경고

기사등록 : 2020-07-2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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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IT 섹터를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고점을 높이는 가운데 월가의 큰손들이 연이어 과열을 경고해 주목된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이에 따른 경제적 충격, 경기 부양 과정에 발생한 천문학적인 부채까지 굵직한 악재들을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나스닥 지수가 1만 선을 뚫고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일부 구루들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 흡사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 3월 저점 이후 나스닥 지수의 상승 폭은 무려 60%. 팬데믹 사태가 클라우드를 포함한 일부 IT 기업에 반사이익을 제공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 로이터 뉴스핌]

무료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 플랫폼을 중심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공격 베팅에 나선 반면 기관들은 풋옵션을 통한 리스크 헤지에 주력, 양측의 대조적인 움직임도 뉴욕증시 랠리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2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대형주로 구성된 S&P500 지수는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22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약 20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간판급 기업의 주가가 20년래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운데 시선을 끄는 부분은 뉴욕증시 내부의 양극화다. 이른바 개미들 사이에 탐욕이 두드러지는 데 반해 기관 투자자들은 리스크 헤지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개미들이 테슬라를 포함한 특정 종목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급급한 반면 기관 투자자와 사모펀드 업계는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에 회의적인 표정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큰손들 사이에 버블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은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열 여덟살짜리 조카가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지 묻는다"며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 자산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원인은 다르지만 닷컴 버블이 재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풋/콜 비율을 근거로 주가 버블을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 대비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거래의 비율의 10거래일 평균치가 최근 0.44까지 하락, 2000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닷컴 버블이 본격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하기 직전의 수치와 흡사하다는 얘기다.

넷얼라이언스의 앤드류 브레너 글로벌 채권 헤드 역시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될수록 금융시장이 강세 흐름을 보이는 아이러니가 전개되고 있다"며 "소위 연준 풋에 대한 기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리온 쿠퍼만은 CNN과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거시경제 측면의 적지 않은 악재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탈동조화와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채, 여기에 장기화되는 바이러스 충격까지 경제 펀더멘털에 흠집을 내는 요인들이 금융 자산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파티가 끝날 때 모든 비용을 누가 떠안을 것인가를 고민해아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얻는 상황에 그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세금 인상을 포함한 정책 리스크가 주가를 강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은행(IB) 업계도 속도 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모간 스탠리는 투자 보고서에서 "EU 회복 기금과 미국의 부양책, 어닝 시즌 불확실성 해소 등 호재들이 힘을 다하고 있는 만큼 위험자산의 기류에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RBC 캐피탈 마켓과 소시에테 제네랄 등 주요 IB 업체들은 투자자들이 강세장에 지나치게 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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