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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반전 신호? 美 IT- 중국 펀드 자금 썰물

기사등록 : 2020-07-1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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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의 IT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최근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경제 펀더멘털과 커다란 괴리를 벌이며 고공행진하는 주가를 둘러싼 버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 역외 펀드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유출, 투자자들이 단기 급등한 증시의 하락 반전을 점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에 화살을 돌리는 모습이다. 3조달러에 달하는 통화완화가 자산 버블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가 [사진=블룸버그]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IT 섹터 투자에 집중하는 ETF 프로셰어 울트라프로 QQQ(TQQQ)에서 최근 한 주 사이 약 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이탈했다.

이는 펀드가 출시된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자금 유출이다. IT 대형주 주가가 정점에 이른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TQQQ는 일반적인 ETF와 달리 레버리지가 접목된 상품이다. 나스닥100 지수의 일간 등락의 3배에 해당하는 수익 혹은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다.  

투자 위험이 큰 상품에서 한 주 사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지난 3월 저점 이후 단기 폭등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고조된 동시에 하락 반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측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 평가사 몬이스타의 벤 존슨 ETF 리서치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기술주 레버리지 펀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TQQQ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은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 가능성보다 하락 반전에 무게를 두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TQQQ는 최근 몇 주 동안 연이어 '팔자'를 나타냈고, 최근 한 주 사이 매도 공세가 크게 고조됐다.달리는 말에 올라타기 급급했던 투자자들이 앞다퉈 차익을 실현에 나선 셈이다.

대형 IT 종목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는 연초 이후 21.4% 급등했다. 같은 기간 2.3% 손실을 기록한 S&P500 지수와 커다란 대조를 이룬 셈이다. 

주가가 강한 랠리를 연출한 사이 밸류에이션은 한계 수위로 높아졌다. 나스닥100 지수의 과거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33배로, S&P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인 21배를 크게 웃돌았다. 

두 개 지수의 밸류에이션 차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 게임, 전자상거래 등을 중심으로 IT 섹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수 개월 사이 주가 상승 폭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비디오 컨퍼런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이 올들어 세 배 폭등했고,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250% 이상 치솟는 등 개별 종목으로 접근할 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일부 투자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IT 섹터의 주가 하락 베팅에 뛰어들었다. 나스닥100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률을 내는 구조의 레버리지 ETF로 최근 한 주 사이 2억61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3개월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CNN이 IT 섹터 버블 진단과 함께 급락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주요 외신들도 연이어 경고음을 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채권과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자산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트얼라이언스의 앤드류 브레너 글로벌 채권 헤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금융시장 질서를 흔들고 있다"며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연준 바주카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펀드에서도 자금 썰물이 두드러졌다. FT에 따르면 중국 역외펀드에서 지난 13일 하루에만 2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국 증시가 경제 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에 기대 연초 이후 17% 급등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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