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정치권이 연방준비제도(Fed)에 연일 부양책 확대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다음주로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 월가의 시선이 집중됐다.
당장 새로운 방안이 제시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정책자들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밑그림이 일정 부분 제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부에서 회사채 매입에 나선 연준이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을 점치는 등 추가적인 친시장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다.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오는 28~29일(현지시각) FOMC를 앞두고 연준의 정책 행보와 관련된 쟁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무엇보다 제로금리 정책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월가의 뜨거운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고, 이와 함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행했던 장기물 중심의 국채 및 모기지 채권 매입 여부와 이른바 일드 캡(금리 통제)의 연내 도입 가능성이 주요 쟁점이다.
아울러 추가적인 자산 매입과 중소기업 지원책 등 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이번 회의에서 활발하게 이뤄진 뒤 이르면 9월 FOMC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주요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크게 확산, 경제 활동 재개에 브레이크가 걸린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을 기다리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 3월 내놓은 2조달러 규모의 부양책 중 일부가 조만간 만료되는 만큼 추가적인 바주카에 대한 기대가 높다.
미국 정치권은 연준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저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월가에서도 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카고 대학 부스 경영대학원의 라구람 라잔 교수는 22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 3월 영업을 중단한 업체들 중 상당수가 비즈니스를 재개하지 못할 전망"이라며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고 팬데믹 사태가 개선된다 하더라도 실물경제 충격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 차례 비전통적인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미국 투자 매체 포브스는 연준이 회사채 매입에 이어 주식을 직접 매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책자들이 목표하는 완전 고용을 이루기 위해 SP500 지수를 끌어올리는 것이 필수적인 데다 주식을 배제하고 회사채만 사들일 경우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회사채 시장으로 극심하게 쏠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연준이 스스로 놓은 덫에 걸린 셈이라는 얘기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장단기 금리를 떨어뜨려 간접적으로 주식시장에 버팀목을 제공했던 연준이 보다 직접적인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월가에 번지고 있다.
한편 0~0.25%의 기준금리는 이번 회의에서 동결되는 한편 상당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2%에 근접할 때까지 초저금리를 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는 등 정책자들은 기존의 제로금리 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책자들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0%를 넘어 상승하는 상황을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아울러 연준 정책자들이 호주 중앙은행이 도입한 금리 통제 정책을 주시하고 있고, 연내 같은 행보를 취할 수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국채 매입을 통해 금리를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전략이 호주에서 초기에 효과를 거두고 있고, 연준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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