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2000억원대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펀드 자금을 횡령해 대표이사 개인의 주식·파생상품 투자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2020.06.30 pangbin@newspim.com |
금융감독원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18일 옵티머스운용의 환매중단 선언 직후인 22일부터 현장검사에 착수했으며, 10일 검사를 완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운용은 펀드 자금을 부동산 및 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목적이 있었음에도 투자제안서에는 실제와 다른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직·간접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금이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된다고 투자자들을 회유해 자금을 모집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옵티머스 대표이사가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한 주식·선물옵션 매매 등에 이용한 것이 적발됐다. 펀드 자금은 수차례 이체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 개인명의 증권계좌로 입금됐으며, 대표이사는 해당 자금을 활용해 개인 명의로 주식·파생상품에 투자했다.
횡령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하며,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개인 명의로 주식 등에 투자할 경우 금융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상 신고 의무도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angbin@newspim.com |
옵티머스운용은 건설사 등과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의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 등을 제출함으로써 금감원의 정상적인 검사업무를 방해했다. 또 현장검사 직전 주요 임직원의 PC 및 관련자료를 본점 소재 건물에 별도로 임대한 사무실과 창고 등에 은폐하는 등 자료 제출을 거부하기도 했다.
현재 옵티머스는 금융위원회의 긴급 조치명령으로 영업이 정지된 상태로 감독당국이 선임한 관리인을 중심으로 옵티머스의 펀드 및 고유재산이 관리되고 있다. 임직원 대부분이 퇴사했으나,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며 혐의자에 대한 출국금지, 압수수색 등의 후속조치가 실시된 바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외에 주요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사무관리사 한국예탁결제원, 수탁회사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상품 선정 과정에서의 적정성과 투자자에 대한 부당권유 행위 여부에 대한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예탁결제원은 실제와 상이한 펀드 편입자산 정보 생성 여부, 하나은행에 대해선 운용지시가 신탁계약대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옵티머스 펀드는 21일 기준 전체 46개, 설정원본 5151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24개 펀드 약 2401억원에 대한 환매가 연기된 상태다.
판매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설정액 기준 4328억원으로 전체의 약 84%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이투자증권 325억원, 한국투자증권 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 14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투자자가 982명(2404억원), 법인투자자 184명(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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