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주한미군을 현 수준인 2만8500명 이하로 줄이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하원의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2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21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약 7400억 달러 규모의 국방수권법안을 찬성 295표 대 반대 125표로 가결했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법안에는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 없이는 주한미군 병력 규모를 감축하는 데 제약을 가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주한미군을 현 수준인 2만8천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예산 사용을 금지한 것이다.
특히 이는 2018년과 2019년 국방수권법에서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줄이지 못하게 하는 것에서 한층 강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원은 법안에서 "주한미군 감축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동맹국들의 안보를 상당 부분 저해하지 않으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적절히 논의했다는 점, 그리고 북한의 위협 감소에 비례한다는 점을 행정부가 의회에 입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뿐만 아니라 하원은 국방수권법안에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 유지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또 하원의 국방수권법안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염두에 두고 미 본토에 대한 미사일 방어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원은 법안에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본토 방어용 '신형 중간단계 지상기반 요격기(I-GBI)' 개발과 '극초음속 탄도추적 우주센서(HBTSS)' 개발의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포함된 내용도 있다.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의 준비태세에 관한 미 회계감사원(GAO)의 권고안을 국방부가 시행하도록 요구하는 조항이다.
다만 올해 채택될 것으로 기대됐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5년 단위 체결 조항은 일부 내용이 수정돼 채택됐다.
그레이스 멩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이 수정안은 '5년 단위'라는 문구가 제외되고 "미국은 한국, 일본 양국의 핵심 안보관계를 반영하는 공정하고 공평한 SMA 체결을 위해 양국과 각각 협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상원은 현재 본회의에서 국방수권법안 심의를 진행 중이다.
VOA에 따르면 상원 법안에도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과 북한의 ICBM 등 탄도미사일에 대비한 본토 미사일 방어 강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하원 법안에 담긴 SMA 관련 조항은 상원 법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이후 상원 본회의에서 국방수권법이 통과되면, 상·하원 조정 합의 후 또 한 번 양원 표결을 거쳐 법률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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