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오는 27일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전국 노병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이를 "체제선전 목적 및 내부 불안정성의 증거"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선전을 강화하기 위해 개최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0.07.03 |
그는 "북한이 대회를 통해 참전 노병들에게 예우를 다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사실 이마저도 자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목적이라며 김씨 일가를 찬양하기 위해 참전 병사들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굳이 코로나19 시국에 노병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체제 선전'의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 역시 "이번 노병대회는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면서까지 체제를 선전하고 싶어하는 북한 당국의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만 북한 당국이 어느 정도 현재 코로나19 관리에 익숙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그들의 전략적 노선이 약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병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이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북한이 적국임을 다시금 알리고, 역사를 통해 여전히 북한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노병대회 개최가 내부 불안정성의 증거라는 분석도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코로나19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노병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내부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음을 암시한다"며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들과 고위 관리들의 관심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각종 어려움과 문제에서 한국전쟁의 '위대한 이야기'로 돌리려는 의도가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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