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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스토리]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주목한 '전고체 배터리'

기사등록 : 2020-07-2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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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손상 및 화재 위험 크게 낮춰
전기차 주행거리 획기적 증가…도심형 항공기에도 유용
아직은 걸음마 수준...삼성SDI "2027년 이후 상용화"

[편집자주]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올해 5월과 7월 두 차례 만났습니다. 첫 만남은 삼성SDI 천안사업장, 두 번째는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회동했습니다.

두 번의 회동에서 빠지지 않은 메뉴가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재계 1~2위 총수는 왜 전고체 배터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것일까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준비 중인 삼성SDI의 도움을 받아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전고체 배터리란 무엇인가?

전고체 배터리를 알아보기 전에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구성 요소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입니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이죠.

현재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전기자동차 등의 어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전고체 배터리는 바로 이 배터리의 4대소재 중 전해질이 액체에서 고체로 바뀐 배터리입니다.

<출처=삼성SDI>

구조적으로 살펴보면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이 위치하고 액체 전해질이 양극, 음극, 분리막과 함께 있지만,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는 분리막 대신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함에 있어 사용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안전성입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다 보니 온도 변화로 인한 배터리의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등 배터리 손상 시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이에 반해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해 안정적이며,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시장 전망<출처=삼성SDI>

◆ 전기차 주행거리 획기적으로 늘려…현대차 UAM에도 유용

그렇다면 왜 많은 배터리 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해 자동차업계의 주류로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은 많은 시장조사기관에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확실한 대세가 되기 위해서는 핵심부품인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야 하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주행거리입니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내연기관차의 600~700km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배터리의 개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배터리 가격 상승과 공간 효율성을 저해시키기 때문에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데요, 그 이유는 바로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안전성과 관련된 부품들을 줄이고 그 자리에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웠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그만큼 공간 활용도가 높다고 볼 수 있지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안성맞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를 꿈꾸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선 전고체 배터리에 끌릴 수밖에 없겠죠.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1월 CES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기락 기자] 2020.06.29 peoplekim@newspim.com

전고체 배터리가 유용하게 쓰일 또 다른 분야는 도심형 항공기(Urban Air Mobility)입니다.

현대차그룹은 1월 미국 CES에서 5인승 개인용 비행체 'S-A1'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활주로 없이도 비행이 가능한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eVTOL) 기능을 탑재, 최대 약 100km 거리를 비행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290km입니다.

배터리 업계에선 전기차 배터리로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무게를 낮출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도심형 항공기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고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2030년까지 도심형 항공기를 상용화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이 적시에 전고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면 현대차의 도심형 항공기 사업에 더욱 속도가 나겠죠.

◆ 아직은 걸음마 수준...삼성SDI "2027년 이후 상용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많은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소재 업체들이 뛰어들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일본 토요타가 2008년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고 2022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폭스바겐 역시 미국의 퀀텀스케이프와 BMW는 솔리드파워와 각각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5~2026년경 출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만한 수준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로서는 에너지밀도가 낮고 수명, 가격은 비싸기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은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07.23 sunup@newspim.com

대표적인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재는 요소기술 개발단계로 상용화는 2027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크기는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담고 있는 이 연구내용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삼성SDI는 "전기차가 더 멀리,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간과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SDI는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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