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캐디 출신 대한민국 1호 마케팅 실장.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파주 컨트리클럽(CC)에서 골프장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김선화(49) 실장을 만났다.
애당초 첫 직업은 골프 업계가 아니었다. 삼성반도체에서 3년간 품질관리 일을 하다가 1995년부터 캐디계에 발을 딛었다. 이후 5년후엔 서서울CC 캐디 팀장, 2009년부터 파주CC의 캐디마스터로 일했다. 그리고 2017년부터 마케팅 업무를 맡기 시작해 2018년 4월부터 마케팅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캐디로 입문, 마케팅 실장이 된 이는 김선화 실장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김선화 마케팅 실장이 파주 컨트리클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Strategy Salad] |
파주CC 동코스 2홀 전경. [사진= 파주 CC] |
공교롭게도 교통사고가 계기가 됐다.
다리를 다쳐서 6개월 정도 쉬던 중 구인광고를 보고 용기를 냈다. 생각보다는 벌이도 괜찮았다.
평소에 '하고자 하면 못할 것 없다'는 오기가 났다. 캐디 일에 매진했다. 골프 룰과 손님 응대 매너 등을 외우고 또 외웠다. 여기에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는 욕구가 치솟았다. 골프장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선 골프 코스에 대한 것도 필요했다. 내친 김에 여기에도 파고들었다.
뚝심 하나로 버틴 노력은 '캐디 팀장'에 이어 '캐디마스터'라는 이름이 그의 직책에 붙었다. 그리고 다른 골프장에서 골프장 관리를 하던 지금의 남편과도 만나는 운명 같은 일들이 이어졌다.
김선화 실장은 '고객들이 나를 키운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가끔 논란이 되는 캐디 서비스 부분에 대한 불만을 고객들이 얘기할 때마다 원만하게 처리해 나간 게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불만 섞인 목소리들을 듣는 것을 외면하지 않고 '해결 능력을 키우는 하나의 장'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김선화 실장은 "원래 최악의 고객이 최고의 단골, 충성 고객이 되는 것 같아요. 충성 고객을 만드는 거죠. 제가 없을 때 '캐디 서비스가 어떻고, 불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말하시면, 그 고객에게 다시 전화를 합니다. 이런 서비스들을 통해 그분들은 처음 단골들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골프계에 입문, 맨처음 한 캐디가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다녔지 그만둔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안 했다는 그다. 파주 컨트리클럽만해도 110여명의 캐디가 일하고 있다.
이런 배경엔 그가 VIP 전담 캐디 등을 한 경력도 도움을 줬다. 사소한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마케팅 실장이 된 그는 캐디 시절부터 체득한 골프 코스 등에 대한 지식 등을 바로 현장에 적용했다. 군데 군데 흉물스럽게 걸려있던 그물망부터 치웠다. 그 자리엔 수많은 나무와 함께 꽃을 심었다.
캐디 시절이 경험에 대해 그는 "정말 많이 도움이 됩니다. 왜냐면 고객을 모셔봤기 때문에 아, 이 포인트로 심리적으로 고객한테 접근하면 되겠다는 부분이 생기죠. 민원이 들어와도 제가 직접 해봤으니까, 소통이란 게 말씀하신 뜻만 이해하면 됩니다. 또 고객들이 많아 대기 시간이 길어질땐 꽃에 대한 전설도 이야기해주고 하면 재밌어 하십니다"라고 했다.
파주CC 김선화 실장의 명함엔 '경기북부의 명소 가성비 1위'라고 적혀있다.
김 실장은 "제가 알기로는 파주 CC가 이 주변에선 그린 관리가 제일 잘돼있는 곳입니다. 이제는 '프리미엄 대중제 골프장'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파주 CC는 퍼블릭(대중제)이지만 하루에 2차례 잔디를 깎는 등 코스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파주CC는 맛집이다'라는 문구 아래 72시간 우려낸 사골 진국, 쟁반짜장 등을 제공,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름철엔 '아이스 버킷 챌린지' 이벤트, 겨울엔 '북극곰 이벤트' 등을 통해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경 등에도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파주CC 전경. [사진= 파주 C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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