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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청와대·국회가 세종시로?…행정수도 이전 가능할까

기사등록 : 2020-07-2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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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분원 설치한다던 與…긍정 여론에 행정수도 이전 추진키로
법 개정·국민투표·원포인트 개헌 수순...野 "충청 표심 노린 정략"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일주일 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와대와 정부부처, 국회가 전부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여론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청와대·국회·정부 부처 등을 세종시로 모두 이전하는 데 대한 국민 여론을 물은 결과, '이전 찬성'은 53.9%, '이전 반대'는 34.3%였다.

정부여당은 이 같은 여론을 등에 업고 지난 2004년 미처 추진하지 못한 숙원사업 '행정수도 이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0.07.20 leehs@newspim.com

◆'세종의사당' 국회분원 설치 고민하던 與…왜 갑자기 행정수도 이전?

민주당은 최근까지도 국회 분원 격인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해 당 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세종시에 소관 정부부처를 두고 있는 상임위 10여개만 내려보내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었다. 비용 등을 따져봤을 때 일부 상임위만 내려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연구용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김태년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국회 전체 이전과 더불어 청와대와 정부부처가 통째로 이동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세종시 국회 분원을 논의하던 차에 과거에 미처 추진하지 못한 행정수도 이전을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했다"며 "꽤 오랜 토론을 거쳐 내부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봤는데 생각보다 여론이 긍정적으로 나왔다. 시대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여당은 즉각 행정수도 이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 구성을 협의했다. 여야가 함께 행정수도 이전을 논의하는 차원이다.

더불어 당 내에는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우원식 의원(4선·서울 노원을)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의도 국회의사당. 2019.12.19 leehs@newspim.com

◆2004년엔 안 된 행정수도 이전…2020년엔 가능할까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의 밑그림을 그리고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 조치법'을 추진했다. 당시에도 목적은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었다.

이 법은 여야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지난 2003년 말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2004년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불문헌법'이라며 관습헌법을 꺼내든 것이다.

야당에서 최근 여당이 다시 꺼내든 행정수도 이전을 비판하는 것도 이에 근거한다. 이미 위헌 판결을 받은 정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충분히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당에서 그리는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우선 여야 합의에 따라 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법'에는 중앙행정기관과 그 소속기관을 이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개정해 청와대와 국회를 포함시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 법을 가지고 다시 헌법 소원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여당은 이번에는 위헌 결정이 쉽게 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시에 보수 성향의 헌법재판관들이 말도 안 되는 관습헌법으로 위헌 결정을 냈다"며 "이제는 헌법재판관들도 대부분 바뀌었고, 시대도 바뀌었다. 이번에도 쉽게 위헌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당에서는 법 개정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국민 투표에 부치거나 헌법에 행정수도 설치 근거를 만드는 개헌 작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野 "세종시 국회분원은 설치 가능하지만…행정수도 이전은 신중해야"

여당은 행정수도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야당은 입장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국회 분원 설치를 통해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을 발전시키는 데에는 찬성하지만, 청와대와 국회가 모두 옮겨가는 행정수도 이전은 신중히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우리 당은 위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행정수도 이전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여당으로서는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큰 과제인 셈이다. 다만 통합당으로서도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명분에 반대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합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여당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며 "법안 추진 시기를 못박지 않은 것도 최대한 야당과의 합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7일부터 본격적인 7월 임시국회 활동이 시작되는 만큼, 행정수도 이전도 야당과 본격적으로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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