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당국이 최근 월북자 김모씨가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는 전염병 확산 원인을 전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시점부터 이를 내부 선전도구로 이용해 왔다"며 "한국에서 온 탈북민에게 전염병 확산 원인을 돌리면서 대남 비난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내 고위 지배계층이 특별 관리됐던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김정은 정권 유지에 훨씬 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북한 조선중앙TV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긴급소집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할데 대한 결정 채택' 보도 일부.[사진=조선중앙TV 캡처] |
그는 아울러 북한 당국의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 대한 공식 발표는 국제사회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 요청 메시지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19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국제 지원, 유엔 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김씨 일가 정권 입장에서 이것은 '도와달라',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포함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 내부결속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전 방위적인 대북제재와 코로나19라는 이중고를 겪고있는 가운데서다.
패트리샤 김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북한 내부결속을 다지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당국의 미흡한 보건·위생 관리로 코로나 19 감염자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지면 김정은 체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 연구원은 내부결속을 노리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더라도 한국이나 미국으로부터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한국 정부가 인도주의 지원을 공식 제안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며 "대신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과 같은 강경 대응 전략으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7일 최근 방역기관에서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씨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 19 감염자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응해 지난 1월 말부터 유지해온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고 개성을 봉쇄했다.
북한은 그간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의심환자들에 대한 격리 상황을 밝힌 적은 있지만, 확진 의심자 발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정부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진 의심자라고 발표한 탈북민에 대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없다"며 "또한 접촉자로 분류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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