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서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한 것을 두고 "핵보유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정전협정 체결 67주기를 맞아 지난 27일 전국노병회에 참석, "핵 억제력으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비로소 제국주의 반동들과 적대세력들의 고강도 압박과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우리 스스로를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게 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올리 하이노센 미국 워싱턴 스팀슨센터 박사는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은 북한이 현재 자국의 안보 문제가 신뢰할 수 있는 핵 억제력을 통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
하이노센 박사는 그러면서 "북한의 핵능력 개발은 전쟁 발발을 막기보다는 대규모 (대북) 공습의 문턱(기준)을 높일 뿐"이라고 예상했다. 제3국이 대북공습에 나서려 할 때 북한의 핵능력 때문에 다소 주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는 막대한 핵무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북한의 핵 억제력 수준은 현재로선 예측 불가"라고 말했다.
하이노센 박사는 또 "북한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탄도미사일 등을 개발·실험하고 있다"며 "이러한 탄도미사일이 실제 발사되면 다른 국가들은 대처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도 "김 위원장의 핵 억제력 발언은 미국과 같은 적국들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력이 필요하다는 북한의 지속적인 주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앞으로도 방어에 필요하다고 느끼는 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연설은 북한이 앞으로도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무기를 개발하고 확대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북한이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를 조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이 자신들을 외교적 우선순위에서 제외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연설을 통해 미국 측에 상기시키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켄 고스 미군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핵무기가 그들의 주권이며 북한 당국이 핵무기를 보유할 만한 책임감 있는 국가(responsible actor)로 보이기 위한 의도"라면서 "북한 정권 내부적으로는 (핵무기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며, 미국에는 북한에 신경 쓰도록 압력을 가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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