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생명공학 업체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 공급가격을 50~60달러(약 6만~7만원)로 책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른 백신 개발업체인 화이자의 공급가 39달러보다 최소 11달러(약 1만3000원) 비싸며, 초기 이윤은 안 남길 것이라고 선언한 아스트라제네카에 비해서는 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50~60달러에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고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가격은 1인당 2회분 기준으로 1회분 가격은 25~30달러로 알려졌다. 회사가 우선시하는 미국 등 고소득 국가에 적용될 공급 가격이라고 한다.
모더나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더나가 고려하는 판매가 50~60달러는 다른 백신 개발업체들이 발표한 것보다 비싼 수준이다. 화이자와 협력업체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정부와 39달러, 1회분당 19달러50센트에 사전공급 계약을 맺었다. 공급 초기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고 선언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가격보다는 8배가량 비싼 것으로 전해진다.
SVB리링크의 제프리 포지스 제약·생명공학 부문 애널리스트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른바 '백신 동맹'으로 불리는 네덜란드·독일·프랑스·이탈리아와 사전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1회분 가격을 3~4달러로 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 모더나 측 공급 가격, 최종 결정된 건 아냐.. 낮출 수도
모더나의 공급가가 최종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회사는 당초 유럽연합(EU) 등에 공급가로 세 자릿수까지는 아니지만 50~60달러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가격을 훨씬 낮게 제시한 다른 업체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50~60달러보다 낮춰질 가능성이 있다.
통상 백신 등 약품 가격이 산정될 때는 출시 시기와 수요, 효능 등의 요소가 반영된다. 모더나가 범위 형태로 가격을 일단 책정키로한 것은 각국의 주문 규모와 공급 시기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적정가와 관련해서는 현재 정식 코로나19 백신으로 승인된 약물이 존재하지 않는 까닭에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주 모더나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다른 개발업체 머크, 화이자와 함께 백신 판매를 통해 이익을 남기겠다고 밝혔다. 당시 스티븐 호게 모더나 회장은 "원가에 팔지 않겠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은 최소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1차 확산 국면에서는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며, 대신 2차 국면에서는 이익을 얻겠다고 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개발업체들이 앞선 화이자와 미국 정부의 계약 수준에 맞춰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격이 39달러(1회분 19달러50센트)로 정해진 이 계약의 총 규모는 약 20억달러로, 5000명에게 공급될 양이다. 미국 정부는 안전성 및 유효성과 관련해 화이자 백신이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나 긴급사용을 허가받을 경우 이같은 규모로 조달하기로 했다.
한편, 전날 모더나와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을 중심으로 연내 공급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신속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WARP)'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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