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금 투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올해 인도의 금 소비량이 26년 만에 최저치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도의 금 시세가 국제적 추세를 따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크게 비싸져 부담인 데다 가계 소득이 급감한 영향으로, 투자용이 아닌 보석 장신구 수요가 많은 인도는 금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금협회(WGC)가 30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도의 금 소비량은 165.6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56% 줄었다. 지난 2분기에는 코로나19(COVID-19) 관련 봉쇄 조치 여파에 10년여 만에 최저치인 63.7톤으로 70% 급감했다.
WGC 인도 담당 소마순다람 PR 상무이사는 "상반기 수요 악화가 올해 인도의 금 소비량을 199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1994년 당시는 415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상승한 (국내) 금값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인도의 금 선물 가격은 35% 올랐다. 지난해 전체 25% 상승하는 등 앞서서도 강세를 나타냈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승폭을 더욱 확대하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 때문에 인도인들이 금 매수를 꺼린 것으로 판단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봉쇄 조처로 인도인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거나 월급이 줄어드는 등 가계 소득이 급감한 것도 소비량이 줄어든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소마순다람 이사는 올해 하반기에 잠재돼 있던 수요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인도의 수요 감소는 인도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루피화 가치를 지지할 수 있다"면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 금값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WGC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2분기 전세계 금 수요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1016톤으로 집계됐다.
보석 장신구 등의 수요가 53%나 줄어든 251톤에 그쳐 2분기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는데, 다만 금 펀드 등의 투자 수요가 무려 98% 급증한 583톤에 달해 전체적인 수요 감소세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매수 수요는 5.7배나 폭증한 434톤에 달했다.
이 외에 중앙은행들의 분기 금 순매입 규모도 115톤 정도로 50% 감소했고, 공업용 금 수요는 67톤으로 18% 줄어들었다.
골드바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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