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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셋값 올리면 한꺼번에 2억~3억 ...집주인도, 세입자도 패닉"

기사등록 :2020-07-31 06:02

"이미 전세대란...임대차3법 영향 시작됐다"
"규제가 전셋값 끌어올려...집주인들 조바심 자극"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지금 전세시장은 패닉이에요. 집주인들이 미리 임대료를 올려 인기 단지들은 전셋값이 2년 전보다 2억~3억원 뛰었어요. 시세보다 전세를 싸게 내놓던 집주인들도 혹시 나중에 큰 돈이 필요해질 것에 대비해 미리 임대료를 올려야 하나 조바심을 내고 있어요." (강남구 도곡동 A공인중개사)

"임대차3법으로 직접 들어가 사는 집주인이 늘어 전세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까봐 걱정이에요. 지금도 매물이 동난 데다 임대료도 매일 뛰어 세입자들이 당황하고 있어요." (강남구 역삼동 B공인중개사)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 등 주요 전세시장이 주택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분위기이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데다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선제적으로 올리면서 전세 매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양상이다.

◆ 서울 전셋값 57주 연속 상승..."임대차3법 영향 시작됐다"

지난 30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일대 부동산들은 임대료 규제 시행을 앞두고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을 담은 임대차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두 규제는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대표하는 인기 주택시장인 강남구는 학군과 직장인 수요가 끊이지 않아 이사철마다 전세 대란이 되풀이되는 곳이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전세대란과 함께 임대차3법 영향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과 경기도 전셋값은 각각 전주 대비 0.14%, 0.24% 올랐다. 인기 거주지역인 서울 강남구(0.24%), 송파구(0.22%), 서초구(0.18%), 강동구(0.28%) 등 전세가격 상승률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성동구(0.21%), 마포구(0.20%), 광진구(0.12) 등도 전셋값이 상승했다. 경기도에서는 하남(0.91%), 구리(0.48%), 용인 수지구(0.42%) 등의 전세가격이 올랐다.

실제 인기 단지들엔 전세 매물이 동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 부동산들엔 규제가 전셋값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사철 성수기인 가을에 입주 가능한 전세 매물들은 이미 구하기가 어렵다. 상대적으로 매월 임대료를 내야 하는 반전세 매물이 많이 나와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0.07.22 yooksa@newspim.com

◆ 전셋값 재계약 시 2억~3억 웃돈..."집주인도 세입자도 패닉"

지난 6·17 부동산대책으로 집주인들이 임대를 줬던 집에 직접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가뜩이나 귀한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 여기에 임대차 3법 개정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미리 임대료를 올리면서 인기 단지들은 재계약 시 2억~3억원 웃돈이 붙었다.

도곡동 A공인중개사는 "학군이 좋고 직주근접이 가능하다 보니 매번 이사철마다 전세 대란이 반복되는데 올해는 집주인들이 들어가 살면서 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여기에 임대료를 마음대로 못 올린다고 하니 조바심이 난 집주인들이 계약이 끝나는 즉시 전세가격을 더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B공인중개사는 "임대차3법이 시행되면 당장은 세입자들의 임대료가 오르지 못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계약이 끝나는 4년 뒤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며 "지금도 집주인 실거주 의무로 전세 매물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는데 임대차 3법 때문에 더 많은 집주인들이 들어가 살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혼란스러운 전세시장 분위기는 대치동과 역삼동, 개포동 등 다른 인기 주택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대치동 C공인중개사는 "대책이 쏟아지는 데다 초유의 임대료 규제 법까지 시행된다고 하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집주인들은 물론이고 지금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역삼동 D공인중개사도 "자금적으로 여유가 되는 집주인 중에는 임대료를 올리는 데 크게 신경쓰지 않고 한 세입자에게 오래 전세를 주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들은 보통 시세보다 낮게 전세가격을 유지해 왔는데 임대차 3법이 시행된다고 하니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미리 임대료를 올려야 하는 거냐고 묻더라"고 전했다.

◆ 전문가들 "임대차3법,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달 인기 단지들의 전세 실거래가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곡동 인기 단지인 도곡렉슬 전용면적 59㎡는 이번달 들어 전세 매물이 7억7100만~10억원에 거래됐다. 2년 전인 지난 2018년 7월에는 대부분 6억 후반대~8억 초반대에 전세 계약이 됐다. 이번달 12억~14억원에 전세 계약된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2018년 7월 전셋값이 8억5000만~10억원 수준이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이번달 15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2018년 7~8월 11억5000만~13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이번달 16억~17억원에 전세 거래된 이 단지 전용 91㎡는 지난 2018년 7~8월 14억5000만~15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주택임대차3법은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다. 이 중 전월세 신고제는 내년 6월 시행될 예정이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집주인들은 기존 세입자에게 최소 4년(2년+2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해 줘야 한다.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기존 대비 5% 넘게 올리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이 단기간 전세가격 상승은 억제할 수 있지만 향후에는 효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차3법은 단기적으로는 임대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세가격의 상승을 4년 뒤로 이연시키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는 전세 거주가 4년차에 들어서야 임대료 상승을 걱정할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그만큼 전세금 인상폭에 대한 체감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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