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지방금융지주 3사도 올 상반기 코로나19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당금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하거나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는 전언이다. 이자이익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데다,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30일 DG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1851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8.2% 감소했다고 밝혔다. DG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충당금(250억원가량)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DGB금융은 작년부터 네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에도 이자이익(7068억원)이 전년 동기대비 0.1% 늘었고, 비이자이익(1643억원)은 68.5%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대구·경북지역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늘어나면서 지역경기가 침체됐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2020.07.30 milpark@newspim.com |
코로나19 충당금을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는 것은 다른 두 금융지주도 비슷했다. JB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8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감소했다. 다만 J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선제적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15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4.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JB금융은 올 상반기 비용 절감에 성공해 이자이익(6172억원)이 0.9% 늘었고, 비자이익(467억원)은 PF 수수료 수익에 힘입어 46.2% 급증했다.
BNK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31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감소했다. 엘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 증가 등으로 수수료 이익(1966억원) 57.4% 증가했지만, 이자이익(1조741억원)이 3.3% 줄면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이자이익은 3사 중 BNK금융만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부산은행의 정리채권 이자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2분기 코로나 충당금을 255억원 추가 적립한 것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들 3사가 예상을 뛰넘는 성적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한다. 당초 이들은 올 2분기 순이익만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코로나19 충격에 취약할 것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자이익이 예상보다 많이 줄지 않고, 비이자이익은 급증하면서 순이익 악화를 방어했다. 다만 이들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수록 지방 금융지주의 수익성에 부담이 될 개연성이 크기 떄문이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경기침체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은행의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할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은 하반기 이후 대손상각비의 증가로 이어져 은행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경기민감도가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비중이 큰 지방은행의 수익성 저하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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