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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큰손들 주시하는 경제 지표는

기사등록 : 2020-08-0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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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된 가운데 헤지펀드 업계를 포함한 월가의 큰손들이 경제 펀더멘털의 진단을 위해 비전통적인 잣대를 동원하고 나섰다.

소셜 미디어에서 드러나는 소비자 심리를 분석한 결과물부터 위성 이미지를 통해 확인되는 운송 업계의 움직임까지 대체 지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정부 및 민간 단체가 발표하는 통계 데이터가 느린 데다 실물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으로, 대체 지표를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수 십 억 달러 규모로 외형을 확대했다.

월가 [사진=블룸버그]

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GDP 성장률부터 실업률까지 기존의 경제 지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를 포함한 금융업계는 물론이고 각 기업들까지 틈새 정보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는 것.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실물경기의 정확한 진단이 기존의 데이터만으로 어려워지자 대체 지표를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업계는 새롭게 발굴한 데이터에 근거해 시장에 대응, 쏠쏠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큰손들이 찾는 대체 지표에는 위성 이미지로 포착한 중국 항만의 움직임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드러나는 소비자 심리, 주요 경제지에서 보도되는 뉴스 동향, 실시간 에너지 소비, 주요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속도 등이 포함된다.

헤지펀드 업체 맨 그룹의 히네시 칼리안 데이터 과학 이사는 FT와 인터뷰에서 "대체 지표에 대한 수요가 최근 6개월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관련 데이터를 공급하는 업체와 투자 역시 대폭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시장조사 업체 얼터너티브데이터에 따르면 올들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금융업계가 투입한 금액이 17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 불과 4억달러에서 4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BNP 파리바 애셋 매니지먼트는 시장 데이터에 투입하는 예산의 10%를 대체 지표에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쓸모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데이터와 통계가 전통적인 지표보다 경제 펀더멘털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헤지펀드 업체 아스펙트 캐피탈의 아시프 누어 펀드매니저도 FT와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동안대체 지표를 활용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해당 데이터의 유용성이 팬데믹 사태 이후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대체 지표가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할 시점과 발을 빼야 할 시점을 전통 지표보다 빠르게 알려준다는 얘기다.

헤지펀드 업체 아스펙트 캐피탈이 운용하는 대표 펀드 시스터매틱 글로벌 매크로는 2월 중순 이후 원유 시장 동향을 알려주는 대체 지표에 근거해 노르웨이 크로네화를 거래, 쏠쏠한 수익률을 올렸다.

UBS는 런던 시내 곳곳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해 경제 봉쇄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충격을 보다 빠르게 진단,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있다.

팬데믹 사태가 전통적인 경제 지표에 대한 개념과 시장의 신뢰마저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도 1500여개로 불어났다.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이 뜨겁게 가열되는 모습이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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