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했던 문찬석(59·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법무연수원으로 사실상 좌천되면서 '특수통' 검사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가 7일 단행한 대검 검사급 26명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에서 문 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됐다.
7일 단행된 검찰고위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 전보된 문찬석 광주지검장. [사진=광주지검 홈페이지] |
법무연수원이나 사법연수원 소속 보직은 검찰 내 대표적인 '한직'으로 분류된다. 대표적 '윤석열 라인'으로 알려진 또다른 특수통 검사 한동훈(47·27기) 검사장도 최근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돼 수사 및 감찰을 받으며 부산고검 차장검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난 바 있다.
윤 총장과 '대윤(大尹)', '소윤(小尹)'으로 불릴만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윤대진(56·25기) 검사장도 올해 1월부터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문 지검장에 대한 이번 좌천성 인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공개 비판이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문 지검장은 지난 2월 10일 당시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참석해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 기소와 관련해 이 지검장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지검장은 당시 회의에서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지시를 거부했다는 언론보도의 진실이 무엇이냐"는 취지로 이 지검장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현장에는 검사장인 배용원(52·27기)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일선 검찰청의 선거사건 담당 중간간부 등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윤 총장은 없었다.
당시 이 지검장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관련 주요 피의자인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내며 윤 총장 및 사건 수사팀과 대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총장도 수사팀과 대검 실무진으로부터 기소의견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했으나 이 지검장이 이를 결재하지 않아 최종 기소 결정이 미뤄진 상황이었다.
이 지검장은 논란이 일자 "중요 사건 결정 과정과 관련해 기소하지 말자는 취지가 아니었다"며 "수사과정에서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취지를 총장님께 건의 드린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문 지검장은 검찰 내 '특수통' 중 한 명으로 대표적인 금융범죄수사 전문가로 분류된다. 과거 조세 사건 전담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지검 산하 초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지냈다. 한 때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7년 동부지검 차장 근무 당시 '다스(DAS)' 수사팀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8년 6월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했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