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대(對)미 수출과 관련해 두 기업이 7년 전 반(反)덤핑 관세 납부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내지 않고 중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이 웹페이지에 게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이날 미국 오하이오 주의 월풀 세탁기 생산 공장에서 "2013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 등 다른 국가의 경쟁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세탁기를 덤핑한 것에 대해 '죄(guilty)'가 있다고 판단하고 최대 79%의 반덤핑 관세를 지불할 것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LG와 삼성은 이러한 매우 높은 관세를 지불하기보다 다른 나라, 즉 중국이라는 나라로 생산을 이전했다"며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지난 행정부는 이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계속 덤핑했는데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자신이 미국산 세탁기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가 미국 기업인 월풀을 돕고 결과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외 기업의 덤핑 행위가 만연했음에도 이를 좌시했지만 자신은 이런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앞서 월풀은 한국의 경쟁사들이 불법적으로 세탁기 가격을 인하했다며, 이들 기업에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 분기당 120만대의 쿼터를 넘어서는 대형 세탁기 수입분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모든 외국산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명령에 당당하게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미국 전역에 있는 월풀 공장 9곳은 예전과는 달리 곧장 번창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올해 11월3일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를 수반하는 자신의 보호 무역정책 덕분에 미국에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 다수는 이같은 관세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가격 인상에 의해 미국 소비자가 입는 피해가 크다고 보고 있다.
[클라이드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라이드의 월풀 세탁기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채 근로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0.08.07 kckim100@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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