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산업

현대중공업의 꺼지지 않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설, 왜?

기사등록 : 2020-08-07 16:0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건설기계시장 회복세에 현대+두산 '시너지' 기대
방산업체로 해외 매각도 난항, 밥캣 제외 가격 산정 '관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해명에 나섰는데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회복세에 접어든 세계 건설기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그룹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라는 분석이다. 방위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도 현대중공업그룹에 시선을 더욱 쏠리게 만든다. 그동안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설이 제기돼온 이유다. 

7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해 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태평양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인수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현대건설기계가 최근 출시한 30톤급 A시리즈 굴삭기 (제공=현대건설기계) 2020.08.07 syu@newspim.com

두산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일제히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설을 일축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와 관련해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공시했다. 두산중공업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안의 일환으로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그룹 입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중국(32%)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세계 건설기계시장 점유율은 1.5%, 산업차량시장 점유율은 1.1%로 미미하다.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세계 시장 확대를 노리는 현대건설기계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2분기 중국 매출은 5275억원으로 전년보다 57.7%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4.7% 성장했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기업(MNC)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은 지난 2015년 12.9%에서 올 상반기 23.0%로 늘었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6월 한달간 중국에서 1320대 포함해 올 상반기 1만728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11년 상반기 1만2000여대를 판매한 후 9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건설시장이 이미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고, 하반기 미국 건설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이면서 건설기계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건설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내부적인 검토를 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또 다른 인수 후보로 두산모트롤 인수를 추진한 서공그룹(XCMG)도 거론된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방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 방위산업체를 해외기업이 인수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데다, 기술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서공그룹은 두산모트롤 본입찰에 참여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했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1조6225억원으로, 이 중 매각대상 지분은 36%다. 대략 5800억원 수준.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가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두산밥캣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인수 논의가 진행되면 가격 산정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인수가 성사된다면 국내에서는 최대 건설기계 사업자로 등극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모두 매출에서 내수시장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두산인프라코어 엔진사업 포함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두산인프라코어의 엔진 사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자체 경쟁력은 물론 두산밥캣의 영업활동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