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광화문 집회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64)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0시 공직선거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목사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광화문 집회 당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8.11 alwaysame@newspim.com |
이날 재판부는 문 대통령에 대한 전 목사 측의 증인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명예훼손죄는 친고죄가 아닌 만큼 피해자의 고소나 진술이 필요하지 않다"며 "증인 신문을 통해 피고인이 입증하려는 사실관계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명예훼손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 없이 기소되거나 재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박근혜·이명박·노무현·김대중 등 다수의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서 대통령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한 사례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전 목사 측 변호인은 사실조회로 증인신문을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전 목사의 처벌을 희망하는지에 대해 사실조회 형태로 의사를 확인받겠다는 취지다. 법원은 일단 신청서를 내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전 목사 측은 지난달 13일 열린 공판에서 "이 재판은 한기총 대표 목사가 자신을 명예훼손했으니 재판을 해달라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사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며 "해당 요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공소기각이나 무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정말 처벌 의사가 있는지 재판부가 공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목사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목사는 2016년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지난해 형이 확정돼 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였다.
이와 함께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을 두고 '간첩'이라고 발언하는 등 명예훼손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 목사의 다음 재판은 이달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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