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은행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차원에서 선보인 '친환경 적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계속된 기후 변화로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권에서도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된 친환경 특화상품 'KB맑은하늘적금'의 가입 좌수는 지난 10일 기준 54만4000좌, 판매잔액은 8200억원을 기록했다. 'KB맑은하늘적금'은 작년 6월 10만좌, 연말 30만좌를 달성하는 등 출시 후 가입 좌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당행 최고 인기상품"이라고 강조했다.
KB맑은하늘적금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미세먼지 저감활동에 나서도록 유도한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0.9~1.1%(1~3년)이며 친환경 활동에 따라 최고 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붙는다. 영업점 태블릿PC나 비대면채널로 상품에 가입하고, 대중교통을 일정기준 이상 타며, 만기해지 전까지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고, 미세먼지 퀴즈를 모두 맞춘 경우다.
특히 고객은 가입만으로 기부에도 동참할 수 있다. 국민은행이 출시 당시 KB맑은하늘적금 1좌당 1000원씩 적립해 1억원 도달시 서울에 도시숲을 조성할 수 있도록 기부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1억원을 환경재단에 기부했다.
다른 은행들이 내놓은 '친환경 적금'도 꾸준히 인기를 끌기는 마찬가지다.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7월 선보인 'IBK늘푸른하늘통장'은 지난달 말 기준 가입 좌수가 5만4323좌, 판매잔액은 6230억원을 기록했다. 환경 개선을 다짐하고 대중교통이나 친환경차량을 이용하며 실천하는 고객에 최고 0.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0.7~0.8%(1~3년)다.
하나은행이 2018년 선보인 '도전365 적금'도 지난달 말 기준 25만여좌를 돌파했다. 기본금리 0.3%에 가입기간인 1년간 걸음수를 측정해 최대 연 2.3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만 65세 고령자엔 우대금리를 0.1%포인트 더 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상품에 반응이 괜찮다는 평가"라며 "추가 친환경 상품 개발을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친환경 상품은 앞으로 은행권에 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은행권에서 앞다퉈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환경 유해기업에 대출하는 금융기관에 투자를 꺼리는 등 ESG 준수가 글로벌 추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폭우 등의 주된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꼽히면서 환경보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도 주 고객층인 밀레니얼(81~96년생) 세대들을 중심으로 ESG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들은 '착한 소비', '가치 소비' 등을 지향하는 특징이 있다"며 "ESG 경영이 강조되는 글로벌 추세,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비성향 등을 감안할 때 은행들의 ESG 상품 개발은 자연스러운 수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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