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세계 최초로 코로나19(COVID-19) 백신 사용을 승인한 러시아 정부가 이르면 11월에 다른 국가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오는 10월에 러시아산 백신 3상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백신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CNBC에 오는 11월이면은 백신 수출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그는 "우리가 세계에 알리는 요점은 이것이다. 우리는 백신 기술이 있고, 당신 국가의 규제당국이 잘 협조한다면 오는 11월이나 12월에는 공급받을 수 있다"며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은 이 백신을 얻지 못 할 것이다. 그들만의 백신 개발에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예프 CEO는 "이미 5개 국가에서 연간 5억회 분량의 백신을 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다. 향후 계획은 생산 능력을 더욱 높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필리핀 정부는 오는 10월 러시아산 백신 3차 임상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실 대변인은 3차 임상이 내년 3월까지 진행되며, 현지 백신 전문가들이 내달까지 러시아의 1, 2차 임상 시험 데이터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백신 시험이 성공적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르면 내년 5월에는 접종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RDIF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의 백신 공식명은 '스푸트니크(Sputnik)V'다. 지난 1957년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에서 따온 명칭이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공식 승인했다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대규모 3차 임상시험 절차가 남았고, 아직 초기 임상시험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회의적이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예프 CEO는 자국의 백신이 사실은 "6년간의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줄곧 에볼라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백신을 개발해 왔는데, 이번 백신은 메르스용 백신에서 조금 변형시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은 여럿 있지만 시중에 나온 메르스 백신은 없다. 에볼라 백신도 지난해 12월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것이 최초다.
드미트리예프 CEO에 따르면 이미 20개국으로부터 10억 회분의 스푸트니크V 백신 예비 주문을 받은 상태이며, 양산은 9월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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