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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비트코인 베팅한 헤지펀드 '50% 잭팟'

기사등록 : 2020-08-1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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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헤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구촌 전반의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연초 이후 자산운용 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일부 헤지펀드가 50%에 달하는 잭팟을 터뜨려 관심을 끌고 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통화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펀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두각을 나타낸 것.

미국 실질금리가 서브 제로 영역으로 떨어진 데다 달러화의 약세 흐름이 두드러진 틈을 타 비트코인이 강한 상승 흐름을 탄 결과다.

비트코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13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올들어 7월 말까지 가상통화를 집중적으로 매매하는 헤지펀드가 50%를 웃도는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전통 자산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5% 미만의 수익률을 낸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에도 가상통화 헤지펀드는 16%의 수익률을 기록, 9% 가량의 성적을 거둔 그 밖에 상품을 크게 앞질렀다.

비트코인은 3월 저점 대비 131%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고, 연초 이후 상승률도 60%에 달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정책을 부활시킨 데 이어 각국 중앙은행이 팬데믹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일제히 통화완화를 시행, 지구촌 금리가 바닥권으로 떨어졌고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 물량은 15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실질금리 하락은 달러화에 직격탄을 가했다. 주요 통화에 대해 달러화는 지난달에만 4% 급락, 10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약달러와 저금리 기조 속에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뚫고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상통화 역시 동반 랠리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패닉을 연출했던 3월 하순 이후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고조, 대체 투자 수요를 부추기는 상황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가상통화 트레이딩 업체 B2C2의 맥스 부넌 공동 창업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이자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전통 자산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통화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하면서 다양한 트레이딩 기법이 적용 가능해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상통화 시장 초기 상당수의 트레이더들은 주로 아비트라지 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창출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지역에서 비트코인을 매입한 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시장에서 매도하는 형태로 차익을 올린 것. 

하지만 시장의 외형 확대와 질적 성장이 이뤄지면서 아비트라지 거래 기회가 크게 줄어든 한편 전통 자산 매매에 적용되는 기법이 비트코인에 도입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일례로, 달러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이제 가상통화 거래에도 성립한다는 것. 

아울러,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과 감독 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가상통화 거래에 걸림돌로 자리잡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높은 수익률이 매수 심리를 부추긴다고 월가는 설명했다. 

관련 펀드로 투자 자금은 홍수를 이루고 있다. 가상통화 헤지펀드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에 지난 2분기 유입된 투자 자금은 9억달러로, 2019년 연간 금액의 세 배에 달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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