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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로 버틴 대한항공, 호텔사업에 '발목'…자구노력 효과 반감

기사등록 : 2020-08-1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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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사업부문, 상반기에만 400억 적자
상반기 연결기준 200억 흑자 '턱걸이'
코로나 쇼크 지속되면 호텔사업 매각 속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한항공이 호텔사업을 지속할지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화물 운송에 집중한 경영 전략과 직원들의 유급휴직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의 결과로 지난 2분기 세계 대형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호텔사업부문의 대규모 적자가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며 호텔사업 손실이 계속될 경우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호텔사업부문은 올 상반기 4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A 윌셔그랜드센터 전경 (제공=한진그룹) 2020.08.18 syu@newspim.com

대한항공의 호텔사업은 만년 적자 사업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져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적자의 72% 수준의 적자를 이미 달성했다. 지난해 56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호텔사업부문은 지난 2018년에도 56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호텔사업부문의 부진이 대한항공의 위기 극복 노력을 반감시킨다는 데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여객이 급감하자 항공 화물 운송에 집중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부문 매출은 1조22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6300억원) 대비 2대 가까이 늘었다.

그 결과 2분기 대한항공 별도기준 1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세계 대형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항공사가 됐다. 급여 반납, 순환 유급휴직 등 직원들의 고통 분담 노력도 더해졌다.

하지만 계열사의 실적을 더한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항공운송사업부문이 375억원, 항공기정비 업무 등을 맡는 항공우주사업부문에서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호텔사업부문에서 40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1분기 발생한 828억원(연결기준)의 적자를 2분기 자구노력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호텔사업부문 적자로 효과가 반감된 셈이다.

한진그룹 입장에서 호텔사업을 계속 끌고 갈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으면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자구안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등 유휴 자산을 매물로 내놓았다. 그러면서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1조원대 기내사업부 매각이 진행 중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송현동 부지 매각이 서울시 공원화 계획에 가로막혀 있어 수혈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기간사업안정자금(기안기금)은 지원 조건이 까다로워 기금 신청을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각 대상으로 점쳐졌던 윌셔그랜드센터는 당장 매각하지 않고 리파이낸싱(재융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호텔사업 적자가 계속될 경우 한진칼 등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과 제주 KAL호텔, 서귀포 KAL호텔 등 매각을 서두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부지 및 왕산 지분 매각 등 적극적인 유동성 확보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투자계획 축소, 비용절감 검토 등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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