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함에 따라 기업들이 정부 지침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상당수 대기업은 이미 선제적 재택근무를 통해 3단계에 준하는 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은 정부 권고안을 어떤 방식으로 실행할지 검토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유행 상황을 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된다.
특히 공공기관은 필수 인력 외 전원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민간기업에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최대한 재택근무를 할 것을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권고할 예정이다.
2단계에서는 기관별·부서별로 적정비율의 인원이 유연·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거나,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교차제 등을 실시했다. 3단계에서는 재택근무 대상 직원이 보다 확대되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08.25 sunup@newspim.com |
◆ 상당수 대기업, 이미 3단계 준하는 재택 중
이미 대부분 임직원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3단계 격상에도 근무형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사업부서별로 업무 처리 방식에 다소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SK 그룹 관계자는 "지금 SK이노베이션, SK홀딩스, SK텔레콤 등 대부분 계열사가 재택근무 중"이라며 "필수인원 빼고는 재택이 원칙이어서 3단계로 격상돼도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정부 움직임도 그렇고 우리도 높은 수준의 방역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서 이같이 조치했다"며 "사업부 특성에 맞게 추가로 백업 플랜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서 가장 먼저 재택근무에 돌입한 통신업계는 현재 수준의 재택근무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주 초부터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근무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순환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3단계로 격상돼도 직원의 근무 형태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고객 서비스 등에는 다소 차질이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3단계 수준으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며 "다만, 통신 서비스 유지 보수를 위해 가입자 주거지를 방문해야 할 경우 사전에 고지를 하고 허가를 얻어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3단계로 격상되면 기지국 진입도 어렵고 상점 방문 시 신원을 남기는 절차를 밟아야 해 불편함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재택 안 하던 일부 제조업도 재택 돌입 불가피
제조업체들의 경우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거나 재택근무를 시행해도 본사 인력 위주로 재택 중이다.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기업들 역시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원 재택근무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는 상당수 기업들은 업의 특성상 재택근무 실시가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이미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본사 직원은 화상회의 등을 통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나 울산 사업장의 경우에는 4조 3교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이격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 쓰는 부분 등을 강도 높게 관리 감독 중"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전국 사업장별로 순환 재택근무를 수행 중인데 3단계 격상에 대비해서 내부 메뉴얼을 마련하고 대비 중이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6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 판매점 앞에 마스크를 쓴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2020.08.10 nanana@newspim.com |
다만,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지 않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은 3단계 격상으로 새롭게 재택근무 돌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3단계로 격상되면 생산라인을 제외한 간접조직, 즉 마케팅 영업 스탭 부서 중심으로 재택근무 돌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3단계로 격상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정부 지침이 전달되면,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3단계가 실시되면 유통망이나 협력업체 등과의 업무에서 차질이 생겨 경영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면서도 "정부 지침에 따라 슬기롭게 돌파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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