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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韓모바일 생태계 위협?…"공정위·방통위 나서 달라"

기사등록 : 2020-08-3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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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로 견고해진 앱마켓, "독점 사업자 작은 정책변화에 큰 피해"
방통위 "구글 정책변경,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냐"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구글이 앱 마켓 '구글 플레이' 입점기업에 자사 '앱 내 유료결제(인앱 결제·In-App)'를 강제하고, 인앱 결제 수수료 30% 적용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의 모바일 생태계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글 앱마켓 정책변경, 시장지배력 남용? 혹은 사업자 자율영역?

구글.[사진=로이터 뉴스핌]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게임 앱에서만 적용하던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웹툰·음원·전자책 등 모든 콘텐츠 앱으로 확대하고, 30%의 결제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시스템은 2021년 8월에 정식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구글 플레이에 입점한 앱 사업자들은 게임 앱을 제외하고선 외부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었고, 수수료는 10% 남짓이었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지 이용자가 앱을 통해 소설책 쿠폰 1만원짜리를 구매할 경우, 사업자가 구글에 내야할 수수료가 지금은 1000원이라면 정책 변경 후에는 3000원으로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스타트업은 물론 인터넷 기업 등이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앱 마켓에서 구글 플레이와 쌍벽을 이루는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에 애플 인앱 결제 방식을 강제하며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앱마켓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가 63.4%, 앱스토어 14.4%, 원스토어 11.2% 순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측은 구글이 플랫폼 영향력을 키워나갔던 초기 단계에선 앱 개방형 정책으로 애플과 다르게 인앱 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않다가,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 올라간 후 소비자 이탈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후에야 정책을 변경한 것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환 인기협 정책국 실장은 "시장에 진입했을 때부터 이 같은 정책을 썼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 같이 구글과 애플이 앱마켓 사장을 공교하게 구축해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 변경으로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것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라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구글의 인앱 결제 정책 변경은 시장 상황에 사업자의 자율 권리로 볼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문제는 구글 인앱 결제 정책 변경에 따라 올라간 수수료 30%가 싸냐 비싸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 주도적 사업자의 작은 정책 변경으로 한국 모바일 시장이 얼마나 요동칠 수 있는가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문의 늘었지만, 입점이 확 느는 단계는 아냐"

원스토어 앱 마켓. [사진=원스토어 홈페이지]

구글 플레이의 인앱 결제 정책 변경이 예고되며 그 대안으로 한국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긴 하지만,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의 양강체제가 굳건한 플랫폼 시장에서 원스토어가 틈새를 파고들어 점유율을 늘리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글 플레이의 경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기본적으로 탑재되고, 앱스토어 역시 팬 층이 두텁게 형성된 애플 제품에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 원스토어의 경우 통신3사 단말기에 모두 탑재되긴 하지만, 앱 마켓 이용자의 인지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사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원스토어는 통신3사 할인을 비롯해 자체쿠폰 제공, 게임사와 제휴한 페이백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결제 수수료 역시 기존 30%에서 20%로 내리며 앱 사업자의 입점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구글이 정책을 변경하겠다고 한 이후 원스토어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앱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문의는 늘고 있지만 입점이 확 늘어나는 단계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과기부 실태조사 긍정적...사후규제기관 공정위·방통위가 움직여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윤창빈 기자] 2020.08.28 abc123@newspim.com

국내 스타트, 인터넷 기업 등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글 플레이 정책변경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공정위, 방통위 등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가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상황에 사업자 개별 협상으론 구글의 정책 변경을 막지 못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인기협은 방통위에 구글이 앱 사업자에게 자사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가 현행법을 위반하는 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고, 앞서 19일엔 스타트업 단체인 코라아스타트업포럼도 방통위에 애플과 구글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 정책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 지 검토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해 수수료가 올라갈 경우 결국 그 가격은 소비자 가격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면서 "애플은 이미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있는 상황에 해외에서도 이 같은 독점행위에 대해 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애플과 구글에 대해 자국법에 입각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26일 앱 마켓의 수수료 이슈와 관련해 모바일 기반 국내 콘텐츠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정부가 앱 마켓에 관심을 두고 개선점을 찾으려 한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지만, 당장 앱 사업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구글의 정책 변경과 관련해선 실효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김재환 인기협 실장은 "과기정통부의 실태조사는 향후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과기정통부가 실태조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구글이 정책 변경을 그만두진 않을 것"이라며 "결국 사후규제 기관인 방통위와 공정위가 움직여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와 공정위는 말을 아끼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직 구글이 정식으로 정책변경을 하지 않아 방통위에서도 검토 중인 사안"이라면서 "공정위, 과기부와 공동 대응하기 위해 협의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협의체가 구성되거나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외부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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