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오는 31일(현지시각)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TSLA)의 5 대 1 액면분할을 앞두고 옵션을 이용한 주가 상승 베팅이 후끈 달아 올랐다.
연초 이후 400% 급등, 2200달러 선을 넘어선 테슬라 주식이 쪼개지면서 가격이 낮아지면 매입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테슬라가 액면분할 계획을 밝힌 것은 지난 8월11일. 이후 주가는 63%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고, 시가총액은 4000억달러 선을 뚫고 올랐다.
테슬라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최근 테슬라 주가가 2200달러 선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28일 퀀트 리서치 업체 옵션메트릭스에 따르면 8월 하순 테슬라의 콜옵션 대비 풋옵션 매입 비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트레이드 알러트에 따르면 일부 옵션 트레이더들은 테슬라 주가가 2500달러까지 오르는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스퀘하나 파이낸셜 그룹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옵션의 가격이 풋옵션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풋옵션은 헤지 목적으로 동원되고, 이 때문에 콜옵션보다 가격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테슬라의 옵션 거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옵션 시장의 움직임은 테슬라 주가의 추가 상승을 강하게 예고하고 있어 월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도 연초 이후 수직 상승한 테슬라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옵션 거래가 하나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실제로 옵션 시장의 움직임이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 향방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게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500개 대형주로 구성된 S&P500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테슬라가 S&P500 지수에 편입될 경우 8월27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8위에 랭크되는 셈이다.
한편 테슬라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하락에 베팅한 숏 세력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테슬라 공매도 세력은 연초 이후 25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았다.
다만, 월가의 구루들 사이에서도 테슬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는 의견이 없지 않다. 밀러 타박은 테슬라가 중장기적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가 이미 장밋빛 전망을 충분히 반영했고, 한 차례 강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테슬라의 과매수 상태가 분명하게 확인된다. 상대강도지수가 85까지 상승한 것.
월가의 기술적 분석가들은 일반적으로 수치가 70을 넘어설 때 과매수 영역에 진입했거나 버블인 것으로 진단한다.
이와 함께 테슬라 주가가 200주 이동평균치의 420%에 달하는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상황도 버블 경고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는 과거 기록했던 최고치인 25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과거 10년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테슬라 주가가 연간 20~50% 주가 급락을 나타냈다고 밀러 타박은 전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