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UN)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탈북민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 등 최근 한국 정부의 조치가 인권 침해와 정치적 탄압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통보문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28일(현지시각) 밝혔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이날 미국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개최한 화상토론회에서 한국 정부에 사무검사 등의 문제 관련 통보문(communications)을 곧 보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2차관실에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과 면담하고 있다. 2019.06.17 alwaysame@newspim.com |
그는 토론회에서 "유엔 인권옹호자특별보고관(Special Rapporteur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Defenders) 등 인권이사회의 다른 특별보고관들도 동참시킬 예정"이라며 "한국 정부에 보내는 통보문에 더 무게가 실리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금 (통보문 작성이) 진행중"이라고 언급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무검사 등 한국 정부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 북한인권옹호가들의 권리와 같은 정치적 결정이고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퀸타나 보고관은 자신이 지난달 30일 이 문제에 관해 한국 통일부와 화상회의를 갖고, 서호 통일부 차관에게 대북인권단체에 대한 조치를 중단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전자우편을 보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심각한 인권 탄압을 받고 탈출한 탈북민들을 또 다시 피해자(re-victimized)로 만들거나 이들에게 오명을 씌우고 북한 인권∙탈북민 단체들의 중요한 역할에 대해 일반 대중이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한국 정부의 사무검사 결정 등은 탈북민들이 북한인권 조사 활동에 중요한 인권 유린에 관한 증언을 꺼리게(discourage) 하거나, 국경지대와 북한 내부와 연락망을 가진 북한인권∙탈북민 단체들의 활동을 해칠 수 있어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추진은 국제인권법의 필요와 비례의 원칙(Principle of Necessity and Proportionality)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국경을 넘어 정보를 보낼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을 제정하려면, 그에 앞서 대북 풍선 금지 이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차기 행정부는 안전보장이사회 등 유엔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안보리는 제재 부과 등 유엔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기구라며,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자신들의 우려 사안인 북한 핵 문제와 연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북한 당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치로 인한 심각한 고립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면에서 북한의 현 인권 상황을 평가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도주의적 문제와 인권의 문제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며 서울 유엔인권사무소가 한국 정부와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대화의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6월 25개 북한인권∙탈북민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에 착수하고 법인이 아닌 비영리 민간단체 64곳에 대해 등록 요건을 충족하는지 증명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 민간단체들은 사무검사가 북한인권과 탈북민 단체에 대한 부당한 표적 검사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자 통일부는 소요되는 인력을 감안해 우선 탈북과 대북 관련, 인도 관련 단체들을 먼저 점검한다며, 추후 다른 단체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퀸타나 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단체 사무검사에 인권 침해 소지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유엔 보고관 의견에 대해서는 유의하겠지만 그 부분에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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