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권여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되며 카운터파트(counterpart, 맞상대)가 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인연에 정가의 관심이 쏠린다.
악연에 가까웠던 이해찬 전 대표와 김 위원장과의 관계와 달리, 신임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40여년의 좋은 인연이 있어서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우) [사진=뉴스핌 DB] 2020.08.31 kimsh@newspim.com |
내각과 의회를 오가며 정계에 꾸준히 몸담았던 김 위원장과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 대표의 인연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취재 기자로 민주정의당 의원이었던 김 위원장을 취재원으로 만났다.
이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두환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연기할 것 같다는 특종을 했다. 그 소스가 김종인 당시 의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밤늦게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그분 댁으로 쳐들어갔다. 술술 다 말씀을 해주셨다"며 "(지금은) 그 때보다는 어렵겠죠. 그래도 오랜 신뢰관계는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 시작된 그들의 인연은 그 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을 당시 김 위원장은 민주당 부대표단 소속으로 지도부 생활을 같이 했다. 이들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통합 논의를 함께 했다.
최근에도 김 위원장이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직으로 거론되자 이 대표가 직접 만나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요한 정치적 기로에서 격의 없이 의논하는 관계라는 의미다.
176석 공룡여당을 이끌게 된 이 대표로서는 103석 통합당과의 관계 설정이 절실하다.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에 이어 임대차 3법 강행 처리가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역시 취임 일성인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통합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적 세력과 결별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희와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질 수 있다"며 "협치가 의외로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 위원장을 곧 뵙고 그런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김 위원장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전날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비교적 합리적으로 (당대표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대표와는 인간적으로 잘 안다. 소통하는 데 별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와 취재원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이제 집권여당 대표와 제1야당 비대위원장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어휘를 구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 대표 사이에 거친 말이 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두 사람 모두 서울 종로에 거주하고 있는 '동네 주민'이어서 깜짝 번개회동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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