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현재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 후보물질이 압도적으로 긍정적 결과를 보인다면 상용화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밝혔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현재 3만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2건의 임상시험은 연말에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잠정 결과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일 경우 독립 기구인 미국 의약품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가 임상시험의 완료를 수주 앞당길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시급한 만큼, 최종 단계 임상시험이 완료되지 않았어도 중간 데이터가 충분히 긍정적이라면 합법적으로 백신을 조기 상용화할 방법이 있다는 의미다.
미 하원에서 답변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 소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DSMB가 임상시험 중간 데이터를 검토한 후 백신 후보물질이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제시하면, 백신 개발 연구진은 임상시험을 조기에 종료하고 위약을 투여받은 대조군 참가자들을 비롯해 연구 관련자 모두에게 백신을 제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파우치 소장은 전했다.
이러한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호재를 위해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감독하는 연방 당국과 정부 소속 과학자들에 신속한 승인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저명한 백신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를 제기하며 성급한 백신 상용화는 백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저하시킬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은 정부 소속이 아닌 독립 기구인 DSMB의 판단을 신뢰한다며, DSMB는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백신에 대한 매우 투명하고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SMB는 대체로 주요 의과대학 교수로 몸 담고 있는 백신 과학자들 및 생물 통계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DSMB는 주기적으로 임상시험 데이터를 검토해 백신 추가 자원자를 등록시키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지 판단한다. 임상시험에서는 대체로 실험 중인 백신을 투여받는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받는 대조군을 관찰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3가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모더나-NIH 백신과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지난 7월 말 3단계 임상시험이 시작됐으며, 총 3만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이미 대규모 임상시험에 착수한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이번 주 역시 3만명을 목표로 미국에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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