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본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가 "북한이 일본의 북일정상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2일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 활로를 개척하고 싶은 마음은 아베 신조 총리와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정책을 확실히 계승하고, 더욱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가 가진 힘을 다할 각오"라며 이같이 말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2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차기 총리가 될 집권 자민당 총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0.09.02 gong@newspim.com |
그러나 일본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스가 관방장관은 (총리가 되면) 아베 총리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런 (아베 총리의) 정책을 편다고 하면 아마 조건없이 정상회담을 하자고 해도 북한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키노 편집위원은 "납치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려고 하는 자세가 없다면 (김 위원장과) 만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정치사정을 보면 아마 스가 관방장관이 총리가 될 것이다. 이 경우 별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북일관계는 교착상태가 계속될 거라고 본다"고 관측했다.
◆ 스가 "코로나 상황 정치공백 안돼…아베 총리 경제정책도 계승"
한편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7년 8개월에 걸쳐 내각 관방장관으로서 총리 밑에서 일본경제의 재생, 외교안보보장의 재구축 등 중요한 과제에 대처해왔다"면서 "이런 (코로나19) 국난 상황에서 정치 공백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일본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고 있다.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1~3위 파벌을 포함해 5개 파벌이 지지를 표명하면서 국회의원 표의 70% 이상을 확보했다.
일본 총리를 선출하는 선거나 다름없는 자민당의 이번 총재 선거는 중·참 양원 국회의원(394표)과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 연합회 대표(141표)만이 참여하는 약식 선거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열리는 양원 의원총회에서 과반(268표)을 획득하면 총재로 선출된다. 스가 장관은 국회의원 표만으로 이미 과반을 확보한 셈이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스가 장관의 총리 등극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스가 총리·고노 관방'이라는 내각 구성까지 내놓고 있다.
일본 여야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인 오는 16일 새 총리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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