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내선 공급을 크게 늘렸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국내선 증편에 나서고 있지만 여객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국제선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커질 거란 우려가 커진다.
3일 한국항공협회의 실시간항공통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들의 8월 국내선 수송 여객 수는 398만185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74만646명에 비해 128.8% 증가했다. 휴가철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LCC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선 증편에 나서면서 여객 수가 급증했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 2분기부터 대형항공사(FSC)들은 화물운송에 힘을 쏟은 반면 LCC들은 국내선 노선을 집중적으로 늘렸다"며 "8월에는 휴가철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승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제선 수요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8월 LCC들의 국제선 수송은 1만65명으로 작년 239만2844명의 0.4%에 그쳤다. 전체 여객 수요는 399만1915명으로 작년(413만3490명)의 96%를 회복했지만 여객의 대부분이 국내선으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LCC들은 현금흐름을 위해 국내선을 띄울 뿐 적자를 메울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항공기 리스비 등 한 달에 100억원 내외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나마 수요가 있는 국내선에서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항공기를 세워두는 것보다는 낫다는 차원에서 국내선 운항을 늘리고 있지만 고정비가 비슷한 대신 운임은 낮은 국내선은 이익을 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선 항공수요가 연내 살아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LCC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까지 글로벌 항공사들의 여객 공급 증가율과 수요 증가율이 비슷한 속도로 증가했다"며 "하지만 7월부터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수요 회복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국내선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항공여객 매출의 대부분이 국제선에서 발생하는 만큼 당분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할 경우 회복됐던 국내선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초 LCC들을 대상으로 내년 초까지 필요한 자금 규모를 확인한 뒤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결정이 미뤄지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역 간 이동 자제를 당부하면서 최근 여객 수요도 일부 줄어드는 추세"라며 "3단계 거리두기가 진행된다면 2분기부터 이어오던 현금흐름 창구가 막히게 되는 만큼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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