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국제사회의 전 방위적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북한의 대(對) 중국 무역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대북제재가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완제품으로 되파는 형태의 '역외가공'도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역외가공은 대북제재가 본격화 된 후 북한이 주력해 온 대중 수출 형태다.
미국의소리(VOA)는 최근 발표된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북한의 대중 수출은 '국경무역'이 970만달러(약 116억원)로 가장 많았다"며 "역외가공은 885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고 4일 보도했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단 북한의 역외가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 5116만달러의 17%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일련의 현상은 결국 북중 국경 봉쇄 등 코로나19에 대응한 북한의 '초강력 조치'에 따른 결과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 1월 말부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며 모든 국경을 봉쇄하고 북중 접경 무역도 잠정 중단해왔다. 지난달에는 이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며 더욱 더 방역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역외가공 수출 감소가 북한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히고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VOA에 "당장 북한 노동자들의 수입이 끊겼을 것"이라며 "역외가공 분야에서의 수출이 줄어든 건 그만큼 북한 내 공장이 운용되지 못했다는 의미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 내 실업률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과거 대북 제재로 섬유 등의 수출이 중단됐을 때도 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북한이 역외가공 방식으로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은 모두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대중 수출 목록 상위권에는 손목시계와 가발, 속눈썹, 장난감, 신발, 가죽류 제품 등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수품으로 지정한 품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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