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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대화경찰]②감염 위험에, 확진자 접촉해도 최전선 '종횡무진'

기사등록 : 2020-09-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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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시위 현장서 대면 접촉 불가피…수차례 코로나19 검사 받기도
"경찰도 사람, 칼보다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균이 두려워"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찰관이 늘면서 경찰에도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방역조치를 철저히 하고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집회·시위 현장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대화경찰의 경우 여전히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있다. 현장에서 갈등 중재는 물론,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활동까지 전방위 활약을 하는 대화경찰도 감염이 두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대면 시 비말감염 예방 효과가 있는 페이스쉴드(안면보호 마스크)가 대화경찰에 우선 지급됐다. 집회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 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내려진 조치다. 경찰은 집회 참석자들과 밀접 접촉할 경우 방역복을 착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소통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업무 방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김 청장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방역 위험요인 발굴 등 공공안녕 위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경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안전한 정보활동을 위해 직접 접촉을 지양하고, 유선 등 간접 접촉 원칙하에 활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8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결찰청 기동본부에 차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대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8.21 yooksa@newspim.com

직접 접촉을 지양한다고는 하지만 외부 활동이 많은 정보경찰 업무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6일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찰관은 총 43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경찰청 정보국 소속 간부급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집회·시위 현장에서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대화경찰은 대면 접촉이 불가피하다. 대화경찰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열린 집회·시위 10만5861건 중 3만1210건에 연인원 4만9323명이 배치됐다. 전체 집회의 약 29%에 대화경찰이 투입되는 것이다.

대화경찰은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준비하는 등 방역조치를 한 후 현장으로 향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회가 집중되고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방역조치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마스크나 페이스쉴드 때문에 명확한 의사전달이 어려워질 경우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를 하면서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한다.

이에 집회 참석자들과 수시로 대화하며 갈등 중재 및 조율을 해야 하는 대화경찰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감염 차단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를 지속적으로 대면하면서 확진자와 접촉할 확률이 높아지기에 불안하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지난달 26일 사랑제일교회 측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20여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서초경찰서 대화경찰의 설득으로 9인 이하로 진행됐다. 2020.09.08 urim@newspim.com

지난달 26일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변호인단 등 20여명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을 찾았다. 광복절 집회 이후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의 코로나19 확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대화경찰은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상대로 현장에서 직접 조율에 나섰다. 일정거리 간격을 유지하고, 기자회견 참석 인원을 서울시가 집회를 금지한 10인 이상에서 9명 이내로 줄이도록 설득했다.

당시 대면 접촉을 불사하고 조율에 나섰던 대화경찰은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를 한다고 해도 2m 내에서 마주보고 대화하고 접촉을 해야 한다"며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주최 측과 접촉하면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내가 걸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나와 접촉하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게 될까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대화경찰은 실제로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도 했다. 1~2번은 물론이고, 4~5번까지 검사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은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며 "페이스쉴드 보호장치도 하달하고 마스크도 쓰고 있지만 접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회에서 접촉한 시민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 검사만 4~5번 받은 대화경찰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또 다른 대화경찰은 "할 수 있는 개인보호를 철저히 하고 활동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확진자가 사방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한 건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다"며 "칼은 눈에 보이지만 균은 눈에 안 보인다. 누구나 똑같이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것에 대한 공포가 더 크다"고 하소연했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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