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의 대규모 미국 기술주 콜옵션 투자를 둘러싸고 시장 참가자의 우려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회사 주가가 9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장중 7%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때 SBG의 주가는 7.1% 떨어진 5432엔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BG 시가총액은 지난 이번 주에만 170억달러가량 증발했다.
이날 SBG 주가는 낙폭을 좁혀 2.9% 하락한 5677엔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SBG 주가는 9월 4일 종가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8월 4일 장중 기록한 단기 고점(7077엔)에 비해서는 20% 가까이 조정받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SBG의 미국 기술주 콜옵션 투자에 대한 우려가 최근 미국 관련주 급락세와 맞물려 커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8일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1% 급락하며 전 고점 대비 최소 10% 하락한 상태를 뜻하는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전 거래일인 4일에는 1.3% 떨어졌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유나이티드퍼스트 파트너스의 저스틴 탕 아시아 담당 책임연구원은 "SBG의 기류 (변화)에 상당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투자자 사이에서 '소프트뱅크가 우리보다 나은 투자자인가?'라는 의문도 고개를 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SBG가 미국 기술주의 콜옵션을 상당 규모로 사들였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관련 규모는 40억달러에 이르며 SBG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테슬라 등 해당 콜옵션 매입 주식의 현물도 비슷한 금액대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도 직후 미국 기술주의 급락세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SBG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지난 7일 SBG 주가는 7.2% 떨어진 뒤 8일 0.6% 소폭 내렸다가 이날에도 계속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SBG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달 17일 자 자료를 통해 지난 6월 30일 기준 세계 대형 기술기업 25개사의 주식 약 39억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아마존 10억4000만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 4억7500만달러, 어도비 2억4860만달러, 넷플릭스 1억89000만달러 등이다. 아마존이 보유 주식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소프트뱅크 로고.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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