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9일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조속한 경제회복을 위한 다자공조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중갈등 상황을 고려한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수호도 언급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회원국들의 지지도 요청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45분부터 7시 25분(한국시간)까지 진행된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는 백신의 개발 및 치료를 위한 국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한중일 조정국 대표 자격으로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에 이어 3국 중 가장 먼저 발언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9일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9.9 [사진=외교부] |
그는 "아세안+3가 그간 동아시아 금융위기, 사스(SARS)와 같은 보건 위기 시마다 다자 공조 체제를 가동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해 왔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위기에 있어서도 과거 협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공조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당면한 보건·의료 협력과 관련, 강 장관은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며 "정보 공유와 상호 지원의 채널로서 한-아세안 보건대화 신설을 추진중"이라고 소개했다. 지역 내 조기경보시스템 강화에 대한 지지의사도 표명했다.
아울러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을 포함, 전 세계에 백신이 효율적이고 충분히 보급되기 위한 노력에 동참중"이라며 이를 위한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장관은 또 미중갈등 상황을 고려한 듯 "역내 무역‧투자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역 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올해 안에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에 서명함으로써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수호하는 의미있는 결실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조속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역내 무역‧투자 원활화와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필수 인력의 이동 보장 △무역 장벽의 완화 △식량공급망 유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어 필수인력 이동 보장을 위해 한국 정부가 일부 아세안 국가들과 '기업인 신속통로' 신설에 합의한 것을 평가하고, 지역 차원의 제도화도 고려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 강 장관은 "우리 정부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서는 남북미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남북 간 평화 및 협력에 있어 진전을 이루어나가기 위한 우리 정부의 변함없는 노력에 대해 아세안+3 차원의 지속적인 지지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의를 통해 올해 4월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 이후 이룬 진전을 공유하고, 강력한 다자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협력과 연대를 지속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역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외교장관회의 참석자들은 백신 보급 등 코로나19 극복과 역내 경제회복을 위한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의 긴밀한 협력이 긴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도 △보건 △경제·금융 △식량안보 등 아세안+3의 분야별 협력 체제를 적시에 가동하고 확대함으로써 역내 협력을 지속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미 대화 재개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고 남북협력 및 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 정부의 관련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올해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의장국인 베트남은 이날 회의 논의 결과를 반영해 의장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동아시아 지역이 신남방정책의 목표인 '사람 중심의 평화롭고 번영하는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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