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월가의 주식 전문가들은 9일(현지시간) 미국 주가지수들이 전날까지 급락했다가 나흘 만에 반등한 데 대해 '당분간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봤다고 마켓워치, 배런스, CNBC방송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는 1~2%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급락하다 4일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9일 4% 떨어지며 '조정(전 고점 대비 최소 10% 하락한 상태)' 국면에 진입한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2.7%, 3%가량 올랐다.
이에 대해 제프리스의 스티브 드샨티스 주식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10% 하락하면 바로 다시 매수에 들어가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며, 이번 반등은 과열 우려 해소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기계적인 저가 매수세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어 오는 11월3일 미국 대통령·연방의원 선거와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 때문에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여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샨티스 전략가는 "주가가 제한된 범위에서 거래될 것"이라며, 시장이 이 같은 불확실성에 관한 질문에 답하기 전에는 지난 7월과 8월의 강세장은 연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는 주가지수들이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한 차례 추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밀러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 마켓 전략가는 반등이 지속되려면 주가가 한 차례 추가 급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마지막 하락장에서 봤던 35%의 낙폭 등 폭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원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헤지펀드계의 '큰 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주식시장이 최근 급락세 이전 '연준의 부양 기대'와 '시장 참가자들의 투기적 심리'에 의해 도취 상태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취에 빠진 시장의) 큰 파티가 끝나면 숙취가 생기곤 한다"며 앞으로 주식 시장에 3~5년은 아주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주가 반등을 견인한 것은 기술 업종이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11% 올랐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모두 4% 상승했다. 올해 앞선 상승장 역시 기술주가 주도한 만큼 이들의 향후 방향성에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달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주에 대해 경계론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 7~8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테슬라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조정이 계속 필요하다고 봤다. 올해 들어 테슬라의 주가는 6배 뛰었고, 거래대금은 하루 만에 500억달러를 넘기기도했다. 전날 회사 주가는 21% 폭락했다.
테슬라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샤드캐피털의 빌 블레인 마켓워치에 "테슬라의 엄청난 거품이 이제야 터졌다"며 "테슬라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빠르게 안정되지 않으면 회사 주가가 필요 이상으로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테슬라의 주가가 2010년 상장 이후 일간 낙폭이 10% 이상인 경우는 19차례에 불과했고, 이 같은 하락세 뒤에 3개월 동안 평균 45%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달 22일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는 주가 상승을 이끄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배런스는 다만 이런 낙관론은 표본 크기가 작은 통계적 수치에 따른 기대라며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또 회사 주가의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고 했다. 현재 테슬라 담당 애널리스트 가운데 해당 주식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의 평균 목표가는 현재가보다 16% 낮은 290달러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분석가는 "테슬라는 브랜딩과 (전기차의) 직접 유통에서 구조적 이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테슬라의 주가 수준은 놀라울 정도로 납득하기 어렵다. 목표가 180달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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