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호주계 페퍼저축은행의 성장세에 저축은행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7년만에 자산 규모를 3조원대로 늘리며 업계 3위권에 진입했다. 최근엔 창사이래 처음으로 TV광고를 하는 등 본격 인지도 넓히기에도 나섰다. 업계에선 탄탄한 자금을 바탕으로 조만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3조7328억원으로 SBI저축은행(10조2112억원), OK저축은행(7조6100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아직 '빅2'에 비해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무서운 성장세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불과 3년 전만해도 페퍼저축은행의 자산은 업계 10위권 수준이었지만, 중금리 위주 대출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제쳤다. 지난 2013년 호주 페퍼그룹이 당시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한지 7년만이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0.09.11 tack@newspim.com |
페퍼저축은행은 출범 직후인 2013년 12월 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후 수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대출을 지속 늘리며 총자산을 불렸다. 경기도 분당 본점을 기반으로 경기도 및 호남지역에 5개 지점을 운영중이다.
업계에선 향후 저축은행 M&A규제가 완화될 경우 페퍼저축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빅2'인 SBI 및 OK저축은행을 바로 따라잡기에 M&A만큼 효과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M&A 규제가 완화될 경우 현재 79개인 저축은행은 어떤식으로든 정리될 수 밖에 없는데, 여력이 있는 상위 10위권사들을 중심으로 중소저축은행인수가 활발해 지지 않겠냐"며 "특히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저축은행들은 M&A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고 동일 대주주는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현재 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게 한 것이나 영업권 제한 규제 등을 완화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당장은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라며 "향후 몇 위가 목표라기 보다는 중금리 대출을 기본으로 한 개인과 기업, 신용과 주택담보 등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매튜) 대표이사가 과거 SC제일은행에서 당시 60조 되던 지점의 1/3을 총괄해본 경험도 있고, 주요 임원들 역시 SC나 씨티, HSBC 등 글로벌 은행에서 몇 십조를 매니징해본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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