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사회

권익위, '秋 이해충돌' 사실상 입장 유보…檢부실수사 우려는 여전

기사등록 : 2020-09-11 13:4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수사기관이 사실관계 밝히는 것…판단 빨리 내렸어야"
사건 관계인 재소환 나선 검찰…'부실수사' 논란 잠재울까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가 추미애(62)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냈지만 사실상 판단을 유보하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될 전망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익위는 전날인 10일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관여, 영향력 행사 여부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에 앞서 추 장관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09.10 alwaysame@newspim.com

◆ "사실관계는 수사기관이…판단 빨리 내렸어야" 권익위 입장 비판 제기

권익위는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무원 행동강령상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인 유권해석을 하기 전에 그 전제가 되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관여 내지 영향력 행사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권해석은 사실관계 확인과는 전혀 별개인 법률적 판단 절차로 권익위의 고유 권한"이라며 "검찰과 법무부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하게 된 것은 권익위에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부득이하게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권익위는 사실관계 파악을 통해 공정하고 엄격한 유권해석을 내놓겠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추 장관과 검찰 수사 사이에 놓인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 사실상 판단을 유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는 "(권익위가) 사실상 판단을 유보한 측면이 있다"며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변호사는 "권익위 차원에서 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만으로 이해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는 정도지 않느냐"며 "적어도 법무부 장관이 자기 자식과 관련해 의혹이 불거지고 있으니 수사에 개입하지 말라거나 직무에서 배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은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는 어차피 수사를 통해 밝힐 수 있으니 이런 경우 권익위는 판단을 빨리 내려줘야 한다"며 "국민권익위인지 공직자권익위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 "수사 미흡시 독립수사해야"…검찰, '부실수사' 논란 잠재울까

권익위가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판단을 미루면서 검찰의 추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수사에 대한 우려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덕곤 부장검사)는 중요 진술 누락 등 '부실수사' 논란을 의식해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최근 박석용(47·사법연수원 35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와 대검 소속 수사관이 동부지검 수사팀에 재파견됐다. 박 부부장검사는 추 장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조서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다.

검찰은 수사를 맡았던 이들로 팀을 보강해 신속하게 수사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부실수사 의혹을 받은 검사에게 또다시 수사를 맡겨 의심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추 장관 아들 서모(27) 씨가 근무했던 미 2사단 지역대 지원장교 A 대위는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휴가 처리 업무를 보던 중 보좌관으로부터 휴가 연장에 대한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조서에서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검찰이 A 대위에 대한 재소환 조사 과정에서 일부 진술이 누락된 경위 등을 추궁하며 참고인을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동부지검은 9일 A 대위를 참고인 신분으로 다시 불러 1차 소환조사 당시 일부 진술이 누락된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담당한 수사관은 당시 조서를 보여주며 '어느 대목에서 진술이 빠진 것이냐', '이 일로 많이 안 좋은 상황이니 정확하게 답변해야 한다', '당시 진술이 누락된 데 대해 검찰이 축소 수사를 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냐' 등 확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수사 논란을 의식한 검찰도 최근 추 장관 아들 관련 수사 상황을 일부 공개하기로 방침을 전환했다. 동부지검은 10일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공개 가능한 범위를 설정해 일부 수사 상황을 향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행간의 우려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며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관한 규정에 근거해 국민적 관심이 높고 언론의 요청이 있는 중요 사건에 한해 수사 상황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배수영 배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검찰이 장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 같지만 어쨌든 조만간 수사를 일단락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회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검찰은 이제라도 제대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변호사는 "동부지검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수사를 지연하거나 결과를 미흡하게 낸다면 특별검사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상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독립 수사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kintakunte87@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