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주민 A(49) 씨가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허경호) 심리로 진행된 A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상해 및 감금 등 혐의 재판에서 13일 피고인 측 변호인은 "최씨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화장실 입구를 막아 최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한 다음 피해자의 상처를 문지르거나 코 부위를 수회 때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차장에서 최씨가 A씨의 주차된 차량을 손으로 밀어 주차 정리하는 것을 본 뒤 밀치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린 것, 사표를 쓰라고 협박한 사실, 최씨로부터 폭행당했다며 처벌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무고한 사실, 다른 사건으로 받은 교통사고 후유장해 진단서를 첨부해서 협박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심모 씨가 22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05.22 pangbin@newspim.com |
A씨는 이날 재판에 앞서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증거자료로 제출된 폐쇄회로(CC)TV는 편집본이고, 편집본이 아닌 원본 영상을 확대해서 보면 최씨의 코를 주먹으로 가격하고, 짓눌러서 코뼈를 부러뜨리는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의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증거로 제출된 해당 폐쇄회로(CC)TV 원본 영상을 법정에서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A씨를 ▲상해 ▲특가법상 보복감금 ▲특가법상 상해 ▲강요미수 ▲무고 ▲특가법상 보복폭행 ▲협박 등 총 7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A씨 측 변호인 사임과 기일변경신청이 두 차례씩 이뤄지면서 두 달여가량 재판이 공전을 거듭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A씨의 첫 재판에서 '의도적 시간 끌기로 오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지난달 11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A씨의 구속 기한도 다음 달 11일로 한 차례 연장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21일 강북구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최씨가 3중 주차돼 있던 자신의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4월 27일 최씨가 자신의 폭행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로 끌고 간 후 약 12분간 감금한 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최씨를 감금·폭행한 후 사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괴롭힌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23일에는 '최씨가 자신에게 폭행당했다고 관리소장 등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최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최씨는 관리소장 등에게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씨가 자신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보복할 목적으로 폭행을 휘둘렀고, 최씨에게 자신도 폭행당해 진단서를 발급받았으니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이 사건과 관계없는 진단서 사진을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아파트 동 대표, 목격자 등을 신문할 예정이다.
A씨의 다음 재판은 서울북부지법에서 다음 달 30일 오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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