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종료를 하루 앞두고 방역 당국은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감소세가 느리고 올 초 대구·경북 지역 유행 당시보다 심각해 여전히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사진=질병관리본부] |
◆ "수도권 확산세, 꺾인 것으로 판단"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 부본부장은 1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대구·경북보다 발생 상황이 많았던 수도권 지역의 확산세는 일단 꺾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13일까지 50명대를 오르내리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를 계기로 급증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일일 신규확진자 수는 세자릿수를 기록했고, 지난달 27일에는 441명으로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3일 195명으로 100명대에 들어선 이후 이날까지 10일째 100일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36명으로 집계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감염규모를 억제하면서 느린 속도긴 하지만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특히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희생이 있었음을 전 국민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수도권 유행, 대구·경북 유행보다 상황 나빠"
방역당국은 수도권 유행의 확산세가 꺾였음에도 여전히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 초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대구·경북 지역과 비교했을 때 수도권은 인구가 많고, 감염 확산이 쉽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도권 유행은 방역당국의 통제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은 데다가, 유행 정점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인구 자체가 수도권이 더 많고 교통량을 불 때 다른 지역으로 조용한 전파가 용이하다"며 "하루 발생하는 환자 규모도 대구·경북 당시 유행보다 수도권 8월 중하순 이후 발생 상황이 더 많다"고 했다.
권 부본부장은 "감염경로의 불명 비율도 수도권 유행이 더 나쁘고, 유행의 정점에 이르는 시간도 수도권 유행이 더 길다"며 "대구·경북 당시 코로나19 유행에 비해 지금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자 비율이 높아진 것도 수도권 유행의 특징이다. 대구·경북지역 유행 당시 확진자의 37%가 20대였던 것과 달리, 수도권 유행에서는 확진자의 35%는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했다. 지난달 30일 70명이었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2주가 지난 이날 2배가 넘는 164명으로 집계됐다.
◆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재연장 여부, 13일 발표
수도권 지역의 확산세가 꺾였지만, 대구·경북 지역 유행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종료를 하루 앞두고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수도권 지역에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5단계로 올렸다. 이 조치는 오는 13일까지로 연장됐다.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등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 판매점 등은 포장·배달만 가능하며,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3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종료와 재연장 혹은 중위험 시설(식당, 카페, 종교시설, 목욕탕, 실내체육설 등)에 대한 방역조치 완화를 포함한 제3의 방법 등을 논의중이다.
이를 두고 생활방역위원회와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마친 후, 추가 회의와 검토를 진행해 오는 13일 결론지을 예정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2.5단계 재연장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 논의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내일 중대본 회의에서 상세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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