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전국민 2만원 통신비 지원'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야당 반발이 거센 가운데 여권 내부서도 부정적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여야가 합의한 가운데 통신비 지원문제가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회는 오는 14일부터 정부가 제출한 4차 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 만 13세 이상 국민 4640만명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 9000억원도 추경안에 반영됐다.
여당은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나 야당 반발이 거세다. 통신비 지원 예산이 통신사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가는 만큼 국민 체감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전 국민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접종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과정에서 통신비 지원 관련 예산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11 leehs@newspim.com |
여권에서도 통신비 지원책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2일 페이스북 글에서 "통신비 2만원 지급 추경 예산으로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에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그는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두고 말이 많다. 일부 야당에선 4차 추경 심의 때 문제를 삼겠다고 한다"며 "야당이 이렇게 반대하고, 국민 일부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있다면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함께 검토하자"고 했다. 이낙연 당대표가 주도한 전국민 통신비 지원책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한 것.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도 통신비 지원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이 지사는 지난 1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신비 같은 경우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버리니까 돈이 승수효과가 없다"며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아쉽다"고 했다.
통신비 전국민 지원에 난색을 표한 건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심상정 당대표는 지난 10일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통신비 2만 원씩을 지급하는 예산은 1조 가까이 되는데, 이 돈은 시장에 풀리는 게 아니라 고스란히 통신사에 잠기는 돈"이라며 "받는 사람도 떨떠름하고 소비진작 경제 효과도 없는 예산"이라고 꼬집었다.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자 이낙연 대표는 13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통신비 지원책을 둘러싼 당 지도부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정례 간담회인 만큼 통신비 논의를 위한 자리는 아니다"라면서도 관련 현안은 논의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