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에 참여해 10억달러(약1.2조원)을 사용했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최소 1억달러를 쾌척하기로 해 주목받았다.
이러한 블룸버그의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론조사 뿐만 아니라 선거자금에서도 바이든에 밀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민주당이 초기의 분열을 극복하고 바이든이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민주당의 선거자금이 눈덩이로 늘어나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선거자금 면에서 우월성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면서 블룸버그의 선거 자금 지원 소식을 전했다.
이날 블룸버그의 고문 케빈 쉬키는 "경합주에서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고, 이는 민주당과 바이든 캠프가 펜실베니아 등의 버지니아에 이어 다른 핵심 지역에서도 더 많은 자금을 집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 선거 자금 가장 많이 드는 경합주 플로리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도 플로리다 주가 선거운동에서 가장 많은 선거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플로리다 주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선거인단 270명 가운데 29명이 걸린 곳이다. 플로리다는 부재자 우편투표가 9월 24일부터 시작된다.
[뉴욕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대선 경선 포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03.05 kckim100@newspim.com |
플로리다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11만3000표를 얻어 민주당을 1.2%포인트 따돌린 곳이다. 이후 트럼프는 플로리다를 법정 주소지로 정하며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은 플로리다에서 노령층으로부터는 2016년보다 조금 높은 지지를 받아냈지만,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지지는 오히려 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유권자의 20%정도가 65세 이상 노령층이라면, 라틴아메리카 출신은 25%에 달한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는 오는 15일 플로리다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선거자금 규모를 보면 지난주 트럼프 재선 캠프측은 8월중 2억100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바이든측이 모금한 3억6450만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8월 이후에는 바이든 캠프가 자금면에서도 트럼프 캠프를 훌쩍 앞섰다.
플로리다에서 양당의 대선캠프는 지난주 화요일부터 대선일까지 5800만달러의 광고비를 정해놓은 상태다. 다른 어떤 주의 경우보다 많은 액수다.
지난주 선거자금 모금에서 바이든에 뒤지자 트럼프는 자신의 사재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사재 터는 신세 vs 블룸버그 1억달러 쾌척
지난 일요일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난장이 마이크가 민주당 정치와는 결별한 줄 알았다"면서, "대신 뉴욕시를 돕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블룸버그는 전 뉴욕시 시장이다.
사실 블룸버그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한 이후에도 민주당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아 민주당 내에서는 애를 태웠다.
블룸버그 측은 이번 지원 자금은 플로리다에서 라틴아메리카 출신들에게 바이든 선거운동을 하는 것과 함께 바이든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을 도우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가 플로리다에서 이런 지원에 나서면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에서는 더 많은 자원을 플로리다에 쏟아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선거에서 자금을 쏟아넣은 것은 블룸버그 뿐만이 아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아메리카 퍼스트 액션'은 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을 허물기 위해 1270만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