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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참여연대 "이재용, 직접 워런 버핏 만날 만큼 적극적…엄벌해야"

기사등록 : 2020-09-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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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이재용 공소장 분석 기자간담회 개최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워런 버핏을 직접 만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며 이 부회장을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공소장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5.19 alwaysame@newspim.com

이상훈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 부회장은 워런 버핏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직접 가서 주요 회사의 경영권 지분까지 넘기는 비밀 약정을 추진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다"며 "두 사람이 만난 2015년 7월 11일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일(2015년 7월 17일)로부터 6일 전"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직접 미국에 가 워런 버핏을 만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주요 자산인 삼성생명 지분 매각 추진 관련 허위 공표' 혐의와 관련한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상속세 마련 등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함께 삼성생명 지분 매각 추진 과정에서 인수 협상자로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로 정한 뒤 이를 워런 버핏과 논의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워런 버핏에게 버크셔 해서웨이가 삼성전자 지분을 7~10년간 보유하며 삼성에 우호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하는 이면 약정과 함께 이면 약정 사실을 비밀로 하고 워런 버핏이 먼저 거래를 제안했다고 공표해 주기로 하는 비밀 약정도 함께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감시·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사실상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위원·민변 개혁입법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는 "삼성이 이런 대규모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내부통제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삼성생명, 삼성화재,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은 모두 이사회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이 부회장의 이익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내 계열사의 피해 금액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오른쪽)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불법승계 혐의 공소장 분석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의 핵심은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이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지배할 목적으로, 이부회장이 지분을 많이 가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의 지분을 싼 값에 확보하려고 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09.16 dlsgur9757@newspim.com

김 변호사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주주들이 얼마나 피해를 받았는지는 특정이 가능하지만, 회사의 피해 금액은 특정하기가 어려워 공소장에도 금액이 특정돼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만약 이 금액을 특정할 수 있다면 천문학적인 벌금까지도 법원이 매길 수 있는 상황이 가능하다"며 "주된 공소사실인 자본시장법의 부정거래 행위죄의 특징 중 하나는 '피고인이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3배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소사실과 관련해 이 부회장 측이 "이 부회장은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관여하지 않고 임원들의 '과잉 충성'으로 알아서 했단 식의 변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어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 혐의와 관련해서도 자신들이 개입한 게 아니라 시장 상황이 반영됐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관계 다툼으로 재판 진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당시 이복현 부장검사)는 지난 1일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1년 9개월여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임직원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지난 2015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 등을 불법적으로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삼성이 공시 시점을 조정하거나 허위 호재를 공표하는 방식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를 인위적으로 관리하고 투자자들에게 중요 투자 정보를 허위 제공하거나 은폐한 혐의를 받는다.

이 부회장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첫 재판 절차는 내달 22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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