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1.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최현호(23) 씨는 지난달 받은 월급 중 일부를 털어 구글과 애플 주식을 각 1주씩 샀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 입장에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최씨는 앞으로 아마존과 테슬라 등 다른 미국 유명 기업의 주식도 1주씩 사들일 생각이다. 최씨의 주변 친구들은 올해 초 주식열풍이 불던 당시부터 이미 '미국 대장주 1주씩 보유하기'를 하고 있다.
최씨는 "마치 기념동전처럼 유명 기업의 주식을 1주씩 사는 게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며 "큰 수익을 원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고 일종의 재미있는 놀이이기 때문에 주식 구매에 대한 부담도 적어 좋다"고 말했다.
#2. 대학생 권효해(21) 씨도 올해 초부터 '대장주 1주씩 구매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국내 기업들의 주식이 권씨가 사들이는 대표적인 종목들이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등 8개 종목의 주식을 1주씩 사들였다. 최씨의 목표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위 기업들의 주식을 모으는 것이다.
권씨는 "대학생 신분이지만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기업들의 주주라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하다"며 "여러 종목의 1주씩만 구매하다 보니 영양가가 없는 것 같지만 오히려 대학을 졸업할 때쯤에는 높은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30세대의 주식투자 열풍이 거센 가운데 최근 대학생 사이에서 '대장주 1주씩 보유하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실제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기념주식' 개념인데 테슬라, 애플 등 미국주식부터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유명 종목의 주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신규 계좌 개설 고객의 56%가 20~3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 역시 올 상반기 기준 신규계좌 개설 고객 가운데 20대~30대가 52.5%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명 '동학개미 운동'으로 불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주식 공부에 매달리는 2030세대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주식공부나 투자는 하고 싶지만 지갑이 얇은 대학생 사이에선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1주씩 보유하기'다. 이는 각자 관심있는 분야의 대장주나 유명 기업의 종목들을 딱 1주씩만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학생 주린이(주식+어린이) 사이에선 이미 올해 초부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1주씩 보유하기를 하는 이유는 적은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할 수 있고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해 손실이 적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담 없이 투자하되 유명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일종의 성취감도 '1주씩 보유하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대학생들의 주식투자 입문을 돕는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소액으로 적은 주식을 매매하더라도 우선 대학생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고 또 실제 투자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며 "1주씩 보유하기를 계기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업계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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