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이윤애 기자 = 세계 1위 배터리 회사를 목표로 LG화학에서 분사되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기업공개(IPO) 시나리오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 코스피 대신 미국 나스닥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글로벌 회사인데 굳이 우물 안 개구리로 남을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LG 입장에선 당연히 신규법인을 코스피가 아닌 미국에 상장하는 것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아직 상장 계획도 밝히지 않은 상태인데 어느 시장에 상장할지는 지금으로선 다소 앞서간 얘기"라며 업계의 시나리오를 경계했다.
LG화학은 17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을 12월 1일 공식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LG화학 글로벌 배터리 생산 및 합작법인 현황 [사진=LG화학] 2020.09.17 yunyun@newspim.com |
분사 방식은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세계 최고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한 LG지만 급성장하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을 뿌리치고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신규 설비 투자가 필수다. 투자 재원 마련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IPO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또 IPO 무대는 한국이 아닌 미국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첫 번째로 LG의 배터리 사업 주 무대가 한국보다는 미국이란 이유를 든다.
업계 관계자는 "그 회사의 제품이 주로 어디에서 팔리는지, 즉 메인 비즈니스를 어디에서 하는가에 따라 상장 시장도 결정된다고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이 테슬라 등 주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란 점에서 미국을 택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더 많은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나스닥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나스닥은 종목수가 지나치게 많아 신규 상장 기업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단점인데 세계 1위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융시장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전기차에는 투자할 수 있지만 배터리 종목에는 투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은 미국 투자자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나스닥 상장이 환영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KBO 류현진이 아닌 MLB의 류현진일 때 시장에서 보다 제대로 평가를 받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상장 요건도 나스닥이 코스피에 비해 간소하다. 앞선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의 경우 설립연수 제한이 없고 직전연도 영업이익만 있으면 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월 1일이 아닌 올해 12월 1일 출범하는 것도 내년 나스닥 상장을 위한 노림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그룹 차원의 고민을 이유로 드는 견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차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지난 10년 간 지켜봤던 LG로서는 나스닥 시장에서의 '빅히트'를 노리고 베팅을 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상장 계획도 밝히지 않은 상태인데 어느 시장에 상장할지는 지금으로선 다소 앞서간 얘기"라며 "통상 상장까지 (신규법인 설립 후) 1년은 걸리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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