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가 2018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면서 지급할 특허권료가 줄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저작권은 한류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넷플릭스와 유튜브 이용자 수가 늘면서 이들의 한국지사인 외투 중소·중견기업의 적자폭은 확대됐다.
[자료=한국은행] |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 적자는 7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8억8000만달러) 대비 축소됐다. 적자 규모는 상반기 기준 2018년 -5.1억달러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산업재산권이 1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14억5000만달러와 비교해 확대됐다. 화학제품 의약품 대기업의 상표권 지급은 증가하고 게임회사의 프랜차이즈권과 저작권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특허 및 실용신안권 적자는 전기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대기업의 지급이 감소하면서 9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13억4000만달러)에 대비해 적자폭은 축소됐다. 올해 코로나19 전세계적 확산으로 무역거래와 생산 활동이 크게 영향을 받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특허권 사용료 지급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 관계자는 "보통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휴대폰과 반도체를 제조할 때 해외로 지급하는 특허권료가 있는데, 올 상반기엔 특허권 지급이 확실히 줄었다. 이는 생산활동이 줄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다만, 기업들이 보통 1년에 한번 사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작년보다 지급시기가 약간만 밀려도 지급이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은 10억4000만달러 흑자를 내며 전년동기(7억4000만달러)와 비교해 흑자폭을 키웠다. 이중 문화예술저작권은 최초로 흑자로 전환됐다. 케이팝 인기와 더불어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을 통한 드라마 판권 수출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기관별로는 국내 대기업이 작년 5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는 5억6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흑자(10억8000만달러) 전년동기대비 줄었다.
외투 중소·중견기업은 23억달러 적자로 전년대비 확대됐다. 외국 IT 기업들의 한국 지사는 외투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탓에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외국에서 개발한 앱이나 플랫폼을 이용하면 한국 지사가 외국 본사에 지불할 금액이 늘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외투 중소·중견기업 적자는 증가 추세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9억1000만달러)와 비교해 적자를 개선했다. 화학제품 의약품, 기타 운송장비가 적자를 보인반면 자동차 트레일러 전기전자제품이 흑자를 냈다. 정보통신업은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지급이 증가하고 국내 게임회사의 수출이 줄면서 적자로 전환됐다.
서비스업은 5억5000만달러 적자를 내며 작년 70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도매 및 소매업과 정보통신업이 각각 2억달러 이상 적자를 낸 영향이 작용했다.
거래 국가별로는 미국(-18억5000만달러), 영국(-4억5000만달러), 일본(-2억2000만달러) 등 국가는 적자를 보였다. 반면, 중국(11억9000만달러), 베트남(9억5000만달러) 등은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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