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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분사] '물적분할' 뿔난 소액주주들, 주총 반대 액션 취할까

기사등록 : 2020-09-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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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실망감 투매로...이틀간 10% 이상 폭락
"사업분할 막아달라" 청와대 청원까지
최대주주 ㈜LG 지분 30% 넘어
주총서 안건 부결될 가능성 높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민수 황선중 기자 = LG화학의 전지사업 분할이 공식화된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줄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이 향후 분할법인에 대한 지분율을 70% 이상 유지하겠다고 공언하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분할을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주총회에서 의미 있는 반대표가 나올 경우 사업분할을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LG화학 주주 구성과 물적분할이 가져올 긍정적 요인 등을 감안할 때 회사 측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0.08.27 kilroy023@newspim.com

◆"주주들 힘으로 주가 올려놓고 이제와서?" 불만↑

18일 재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지사업부를 분할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가칭 'LG에너지솔루션')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업계에선 사업분할의 마지막 장애물로 내달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를 꼽는다. 사업분할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여기서 최종 승인되면 12월1일부터 신설법인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임시주총은 소액주주들이 물리적으로 분할을 저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일각에서 주총에 참여해 적극 반대의사를 표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기업가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전지사업 부문의 미래 성장 기대감이 LG화학 주가를 부양한 게 사실"이라며 "개인투자자 유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렸으면서 사업분할 카드를 꺼내든 것은 결국 소액주주들을 우롱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대규모 조정을 받은 3월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반기 들어 상승 폭이 더 가팔라지면서 8월27일 연저점 대비 3배가 넘는 78만5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해당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LG화학을 연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7월1일 이후 9월1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은 1조1398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1조4830억원), 카카오(1조2537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규모다.

◆㈜LG 지분만 30% 넘어...3% 추가 확보시 찬성요건 확보

주주 구성상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올해 반기보고서 상 LG화학의 최대주주는 ㈜LG로, 총 30.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LG연암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우호지분은 30.09%까지 확대된다. 추가적으로 약 3%의 지지만 확보하면 의결의 최소조건 중 하나인 총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변수는 9.96%를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이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할 경우 찬반에 대한 여타 기관투자자들의 고민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10%에 가까운 국민연금의 반대가 이변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반면 국민연금이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하면 찬성비율이 전체 40%를 초과하게 돼 '총발행주식 3분의 1 이상 동의' 요건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참석 주주 3분의2 동의' 요건에서도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다. 주주 구성을 보면 1% 미만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 비율은 54.33%로 전체의 절반을 상회한다. 또 외국인이 전체 주식의 36%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이 대부분 주총에 참석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물적분할 안건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욱이 이번 분사가 추후 상장을 통한 배터리 사업가치 재평가와 함께 기존 석화산업의 투자 확대를 불러오는 만큼 분할에 찬성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주총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반의 분위기"라며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예상하기 어려우나, 나머지 기관도 변수를 줄만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성원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소액주주들이 전부 참여해 반대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물적분할을 막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주총 통과시 바로 분할이 되는 만큼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이틀간 10% 이상 급락했던 LG화학은 3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18일 오후 1시57분 현재 LG화학 주가는 전장 대비 1만3000원(2.02%) 오른 65만8000원에 거래중이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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