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를 아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각종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이다. 아무리 세금을 많이 줄여도 안 내는 것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도 그 중 하나다.
특히 '비과세'는 '감면'과 달리 세금을 신고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만약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을 모른다면 쉽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놓칠 수도 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살 때 꼭 기억해야 할 요건은 무엇일까.
◆ 일시 2주택 비과세 '123 요건'…12·16대책 후 '1년 내 매도 및 전입'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법에는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사람에게 9억원까지 양도세 비과세를 해주는 특례 규정이 있다. 투자자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도 이직, 혼인, 상속, 동거봉양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2주택자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0.09.18 sungsoo@newspim.com |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받으려면 '123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번째 집을 사고 1년 이상 지난 후 두번째 집을 사고 ▲첫번째 집을 2년 이상 보유하며 ▲두번째 집을 산 날로부터 3년 내 첫번째 집을 매도한다는 3가지 요건이다.
이 때 '사는 시점'과 '파는 시점'은 잔금을 치른 날과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날 중 빠른 날 기준이다. 두번째로 산 주택이 분양권일 경우에는 집이 준공이 돼서 들어가 살 수 있게 된 시점부터 처분기간을 계산한다.
여기서 사람들이 많이 놓치는 부분이 '첫번째 집을 사고 1년 이상 지나서 두번째 주택을 산다'는 점이다. 1년을 채우면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혜택에 들 수 있는데, 이를 잊어서 비과세를 못 받는 것이다.
또한 9·13대책과 12·16대책이 발표된 후 조정대상지역의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사람은 '123 요건' 중 강화된 부분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첫번째 집을 파는 기간이 짧아지고 전입 요건도 추가된 것.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0.09.18 sungsoo@newspim.com |
우선 9·13대책부터는 첫 집을 파는 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짧아졌다. 조정지역에 집이 있는 사람이 2018년 9월 14일 이후 조정지역에 새 집을 사면, 새 집을 산 날로부터 3년이 아니라 2년 안에 기존 집을 팔아야 한다.
다만 9·13대책 이전에 계약한 사람들은 이 규정에서 제외됐다. 2018년 9월 13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불한 경우(분양권 및 입주권 포함)에는 종전 규정대로 3년 내 팔면 된다.
12·16대책에서는 9·13대책보다 기존주택을 파는 기간이 짧아졌다. 조정지역에 집을 가진 사람이 2019년 12월 17일 이후 조정지역의 집을 또 사면, 새 집을 산 날로부터 2년이 아니라 1년 이내 첫 집을 팔아야 한다. 또한 새 집에 1년 안에 전입도 해야 한다.
만약 새 집에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다면 전 소유자와 세입자의 계약이 끝날 때까지 전입과 처분시기가 연장된다. 하지만 이것도 새 집을 산 날로부터 2년까지다.
이전에는 새 집을 산 날 이후에 갱신된 임대차계약은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이 시행된 후부터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새 집주인이 비과세를 위한 전입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졌다.
12·16대책 이전 계약한 사람에게는 1년 내 매도 및 전입요건을 소급 적용하지는 않는다. 2019년 12월 16일 이전에 집을 샀거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낸 경우(분양권 및 입주권 포함)에는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
◆ '중과배제' 해당하면 일반세율…1가구 1주택자 연속 비과세도 가능
만약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을 못 채우면 무조건 양도세 중과를 받을까? 그렇지는 않다. 다주택자라도 '양도세 중과배제 주택'에 해당되면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는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의 3, 제167조의 10에는 양도세 중과를 받지 않는 주택 목록이 나온다.
1가구 2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안 받는 경우는 ▲지방저가주택(양도당시 기준시가 3억원 이하) ▲3주택 중과배제주택(3주택 중과배제에 해당하는 주택은 2주택도 중과배제) ▲근무형편 등으로 양도 ▲혼인합가주택 ▲동거봉양 합가주택 ▲소송주택 ▲일시적 2주택자의 종전주택 ▲저가주택(양도당시 기준시가 1억원 이하) ▲일반주택(위 경우 제외하고 1개 주택만 소유한 경우)을 매도할 때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0.09.03 sungsoo@newspim.com |
여기서 '일시적 2주택자의 종전주택'도 양도세 중과배제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즉 새 집을 산 후 3년 안에만 첫 집을 팔면 '양도세 중과'가 아닌 '일반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또한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잘 활용하면 연속해서 2채를 비과세받는 것도 가능하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로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고, 마지막 남은 1채의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해서 양도세 비과세를 받는 것이다.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받으려면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1가구가 양도일 기준 주택 1채만 보유 ▲해당 주택의 보유기간이 2년 이상 ▲취득 당시 조정지역에 있는 주택은 보유기간 중 거주기간이 2년 이상이라는 점이다.
다만 2021년 1월 1일부터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이 강화된다. 3주택 이상자가 다른 주택을 모두 팔고 최종 1주택자가 되면 그 시점부터 2년을 추가로 보유해야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반면 2주택자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아 최종 1주택이 남을 경우 개정 규정의 예외에 해당된다. 이 경우 최종 1주택은 취득 시점(소유권이전등기 또는 잔금일 중 빠른 날)부터 2년만 지났으면 비과세를 받는다.
또한 시가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 적용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율도 보유기간 연 4%, 거주기간 연 4%로 구분해서 적용한다. 보유 뿐만 아니라 거주까지 해야 양도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양도세 중과 '장특공제 없다'…세율 10~20% 늘면 세금 2~3배 '껑충'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로 양도세율이 10~20%포인트(p) 올라가면 세금이 10~20%만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다주택자 중과세가 적용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없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부동산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보유햇수에 따라 양도차익 중 일정 부분을 공제해주는 혜택을 말한다. 양도차익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액을 빼고 세금을 계산하니 세율이 같아도 실제 내야 할 세금은 줄어든다.
다만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받으면 이 혜택이 사라져서 과세표준 금액이 훌쩍 올라간다. 여기다 세율까지 10~20%p 오르니 이중으로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예컨대 양도차익 3억원, 보유기간 15년을 가정하고 양도세 일반세율을 적용받으면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해서 세금이 약 6500만원이다. 만약 2주택자로 양도세율이 10%p 중과되면 세금은 1억36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다. 3주택자로 20%p 중과되면 1억685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커진다.
내년 6월 1일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율 중과 폭도 더 커진다. 2주택자는 양도세율 기본세율에 20%p가 더해지며, 3주택 이상자는 30%p가 중과된다. 소득세 최고세율도 현재 42%에서 45%로 오른다.
예컨대 조정지역 3주택 이상자가 소득세 최고세율 45%에 걸리고 양도세율 30%p를 중과받으면 세율은 75%가 된다. 여기에 지방세 10%인 7.5%까지 더하면 세율은 최고 82.5%로 오른다. 집을 판 차액이 11억원이어도 세금을 다 떼면 2억원도 안 남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는 이처럼 부담이 크니 되도록 일반세율이나 비과세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현 진진세무회계법인 대표 회계사는 "양도세는 취득세,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각종 세금 중 가장 액수가 크기 때문에 세후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은 결국 양도세 절세가 핵심"이라며 "일시적 2주택 비과세나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잘 기억해서 세금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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