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올해 최대 규모 우체국 금융사업 수주전에서 삼성SDS·LG CNS·(주)SK C&C 등 대형 IT 서비스 기업이 3파전을 벌인 가운데, 승리는 SK(주) C&C 몫으로 돌아갔다. 입찰 과정에서 승패를 좌우한 것은 기술력 보단 가격이었다.
18일 업계 및 나라장터에 따르면 2064억원 규모의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SK(주) C&C가 선정됐다.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 사업은 노후화된 우체국 금융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사업이다. 구축기간은 올해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총 30개월이다.
SK(주) C&C 관계자는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우체국 차세대 종합 금융 시스템의 성공적 사업 수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서 대형 IT 서비스 기업 3사는 7년 만에 처음으로 3파전을 벌이며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SK(주) C&C는 타 경쟁사 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며 가격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합평점으로 SK(주) C&C는 94.28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LG CNS 94.10(2위) 삼성SDS 93.52(3위) 순으로 나타났다.
SK(주) C&C는 기술평가 점수에선 LG CNS, 삼성SDS와 비교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기술평가 점수는 LG CNS 84.84(1위), 삼성SDS 84.48(2위), SK(주) C&C 84.28(3위) 순이었다. 반면 입찰 가격 점수에선 SK C&C가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고, 이어 LG CNS 9.26(2위), 삼성SDS 9.04(3위) 순으로 나타나 입찰 가격 점수가 기술평가 점수를 뒤엎었다.
SK(주) C&C는 최저가 입찰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최저입찰 가격 기준은 예가 대비 80%다. 예를 들어 공공 SW사업 예상 규모가 100억원인 경우 입찰 참여 업체가 제안 가능한 금약은 80억원(하한선) 이상인 것이다.
우체국 금융사업 수주 예가는 2064억원으로 최저가는 이 중 80%인 1651억원이고, SK(주) C&C는 이 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이다.
이번 수주전의 결과를 당락을 좌우한 것이 기업의 기술력 보다 가격이었던 만큼 업계에선 공공입찰에 있어 기업들이 기술 경쟁 보다 가격 경쟁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기업들이 수주전에서 기술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최저가 기준을 80%에서 90%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 1단계 수주전에서 삼성SDS가 입찰 최저가인 전체 비용의 80%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지며 저가 수주 논란이 있었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의 평가 결과를 보면 결국 기술력이 앞선 기업들 보다 저가 금액을 써 낸 곳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면서 "대형 혹은 중소 IT 서비스 업계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가격보다 기술에 집중하기 위해선, 최저가 입찰 기준을 90%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bc123@newspim.com